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유통 시장에 적극 뛰어 들었던 중견 IT서비스기업이 그룹 계열사 매출 비중을 큰 폭으로 낮췄다. 계열사 정보화 사업이 크게 줄어든 것도 한 몫 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CNI·코오롱베니트·DK유엔씨 등 그룹 계열 중견 IT서비스기업의 계열사 매출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도입한 SW와 HW 유통 사업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동부CNI다. 동부CNI는 작년 계열사 매출 비중이 14.6%로 전년도인 45.5%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2012년 2094억원이었던 동부증권·생명·화재 등을 금융계열사 매출이 2013년 712억원으로 줄었다. 주요 금융계열사 차세대 프로젝트가 일단락 됐기 때문이다. 동부제철·하이텍 등 계열사 정보화 사업도 상당수 축소됐다.
계열사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전체 매출은 많이 줄지 않았다. 지난해 525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 대비 3% 줄어드는데 그쳤다. HW와 SW 유통 사업을 확대했기 때문에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다. IBM·HP·델의 HW·SW 유통사업 매출이 1435억원을 달성했다.
DK유엔씨도 계열사 매출 비중을 30%대로 유지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인 2042억원 중 계열사 매출은 687억원으로 33.6%의 비중을 차지했다. 동국제강 등 주력 계열사의 매출이 줄어든 반면 SW 등 유통사업 비중이 늘었다. 유통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 40%를 넘어섰다.
코오롱베니트도 계열사 매출 비중이 16.6%에 불과하다. 전체 매출액 2624억원 중 코오롱인더스트리 통해 238억원, 코오롱글로벌 통해 1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오롱베니트는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의 유통사업을 양수 받아 IBM·EMC·오토데스크 등의 HW와 SW를 유통한다. 유통사업 매출은 지난해 1689억원을 기록해 전체 63.9%를 차지한다.
중견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기업 규모를 늘리기 위해 도입한 IT유통 사업이 계열사 매출 비중을 낮추는 데 한 몫 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계열사 정보화 사업이 크게 줄어든 것도 계열사 매출 비중이 낮아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사업 확대한 중견 IT서비스기업 2013년 계열사 매출 비중 / 자료:전자공시시스템·업계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