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지원과 한류 확산 두 마리 토끼 잡는 저작권 ODA

우리 정부가 저작권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확대에 나선다. 해외 저작권센터가 문을 연 5개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저작권 시스템을 제공한다. 개발도상국 지원과 한류 확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가 기대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내년부터 중국 등 4개국에 저작권문화 ODA 사업을 펼치겠다고 9일 밝혔다.

금기형 문화부 저작권정책과장은 “우리나라 저작권 제도와 기술에 관심을 갖는 개도국을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해 내년부터 ODA 방식으로 교류를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 대상지역은 우선 중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4개 국가에 베이징, 상하이, 마닐라, 방콕, 하노이 5개 도시다. 저작권위원회의 해외센터가 개소한 곳이다. 우리 문화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지역과도 일치한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 전문가 연수 프로그램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회원국을 대상 한국방문 행사기간을 늘리고 전문가 장기연수도 확대하기로 했다. 금 과장은 “WIPO 한국 방문 행사와 문화동반자사업에 대한 각국 저작권 전문가의 반응이 뜨겁다”며 “초청 대상 규모와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 ODA가 활성화되면 우리 기업으로서는 해외 콘텐츠와 저작권 관련 네트워크 확대는 물론이고 한류 확대에 따른 저작권 수익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 ODA가 그동안 건설과 제조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만큼 문화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ODA 규모는 17억4000만달러(1조8200억여원)로 세계 16위에 해당한다. 전년 대비 9.5% 늘어났다. 하지만 저작권 분야 ODA는 5억원 안팎에 머물렀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베트남·태국·필리핀 등은 경제 발전과 함께 문화콘텐츠산업도 동시에 발전하고 있는 개발도상국가”라며 “저작권 분야 ODA가 활성화되면 장기적으로 국내 콘텐츠산업의 한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