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장이 개방된 미얀마에서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동남아 시장을 장악한 일본차를 제치고 미얀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미얀마는 외화 유출 억제를 위해 자동차 수입을 제한해 왔다. 지난 2011년 민주화 이후 중고차 수입 규제는 단계적으로 완화됐지만 신차 수입은 지난 가을에야 허용됐다. 향후 신차 등록은 전체 차량 등록 대수의 10~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동풍 자동차 그룹은 올 2월 미얀마 양곤시 도심에 전시장을 열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 트럭 등을 전시했다. SUV 모델 ‘오팅(OTING)’의 경우 같은 배기량의 일본차보다 30% 이상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회사는 지금까지 20대 이상을 판매했다. 연간 판매 목표는 100대다. 지방 도시에도 전시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베이징 자동차 그룹도 양곤에 전시장을 열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얀마 국경에 있는 중국 윈난성 루이리시에는 오는 2015년 연간 수 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신차 조립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상하이 자동차 그룹도 미얀마 진출을 검토 중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일본차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미얀마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시장이 성장한 다른 국가보다 새로 열린 틈새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동풍 자동차 그룹 관계자는 “(미얀마는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면 동남아로 진출하기 위한 쐐기를 박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비껴 고급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도요타와 닛산은 높은 가격대의 모델을 시장에 투입했다. 마즈다도 임시 영업을 시작하고 5만~6만달러 가격대 SUV를 선보였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