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브랜드 서버가 몰려 온다…레노버·화웨이 행보에 촉각

중국 서버 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PC 시장에서 보인 중국 IT기업들의 파괴력이 서버 분야에서도 나타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서버 업체들의 시선이 한국레노버에 쏠려 있다. 올초 IBM의 x86 서버 사업을 인수키로 한 레노버가 하반기부터 한국 내 서버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레노버의 IBM x86 서버 사업 인수는 미국과 중국 정부의 승인 문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이르면 2분기 내, 늦어도 하반기 중에는 조직 통합 등 인수합병(M&A)이 예상된다.

한국레노버가 주목 받는 이유는 국내 서버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단순 수치상으로도 IBM x86 서버 사업을 흡수하게 되면 단숨에 업계 3위로 뛰어오른다. 국내 x86 서버 시장은 한국HP, 델코리아, 한국IBM 순이었다.

또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PC시장을 장악한 레노버가 전면에 나서게 돼 경쟁사들로서는 부담이다. 서버 업체 관계자는 “레노버가 세계 PC 시장 1위에 오른 것처럼 서버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발판으로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레노버는 사업 이관에 따른 혼선과 과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50~60명으로 추산되는 한국IBM의 x86 서버 사업 인력과 유통 체계 등을 그대로 흡수, 운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버에 앞서 국내 진출한 화웨이도 경계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웨이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손잡아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은 효성그룹의 계열사로 스토리지 등 컴퓨팅 장비 사업에 유통망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곳이다.

효성인포는 올 연말까지 화웨이 x86 서버 사업을 네 배 이상 키운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전략 파트너 선정 등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내 서버 시장 주요 사업자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HP와 델코리아와 같은 선발주자들은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서버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성장에 한계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경계심이 엿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서버 시장이 가격에 민감하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 서버 업체들이 하드웨어를 추격해도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효성인포 측은 “화웨이와 협력 관계를 맺은 것은 연구개발 투자 등 기술력과 품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