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LG와 협력사가 고객 시연을 위한 데모장비 구매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해당 협력사는 에릭슨LG가 인증도 받지 않은 데모장비를 유료로 판매한 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에릭슨LG는 장비값을 일부 지불받지 못해 오히려 피해를 입었다고 반박했다.
12일 통신장비 업계에 따르면 에릭슨LG와 협력사인 장비공급 업체 F사가 갈등을 빚다 최근 판매점계약(Distributorship Agreement)이 해지될 상황에 처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서울시의 한 정보화사업을 위해 협력해왔다.
이 과정에서 에릭슨LG가 데모장비만 팔고 인증은 받지 않아 결국 사업 참여가 어려워졌다는 게 F사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에릭슨LG는 지난해 곧 사업이 발주된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사업에 참여하려면 우선 장비를 구매하라는 입장을 보였다”며 “인증 역시 곧 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사업 사전규격 공고가 나온 지금까지도 인증을 받지 않아 결국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인증 때문에 다른 데 팔 수도 없어 결국 자사만 손해를 보게 됐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에릭슨LG와 해당 정보화사업을 같이 진행하는 조건으로 장비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릭슨LG가 F사를 사업에서 일방적으로 배제하기로 했기 때문에 장비 반납과 대금 반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이 국내 중소 협력사에 불합리한 사항을 강요하는 횡포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릭슨LG는 F사가 장비 구매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불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F사의 경영 여건을 고려해 수차례 지급 기한을 연기해주었지만 기한 내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상적 거래 관계 유지를 어려운 동기를 제공한 것은 전적으로 F사의 책임으로 피해자(에릭슨LG)에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릭슨LG는 “F사가 장비 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시점은 작년 7월인데도 계속 미뤄오면서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인증은 파트너사가 받을 수도 있는 부분이며 이번 건에 대해서는 누가 받을지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태로는 이번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했을 뿐 일방적으로 파트너십을 해지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F사는 이에 대해 이미 담당자에게 파트너십 해지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