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창조경제 아이콘 3D 프린팅, 로드맵에 그쳐선 안된다

최근 범정부 차원의 ‘3D 프린팅 산업 발전전략’이 발표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산자원부가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었다. 창조경제를 이끌 아이템으로 주목받던 3D 프린팅이 국가 성장 동력 프로젝트로 구체화된 것이다. 필요한 요소기술 개발과 기존 산업과의 융합 방안, 성장기반 조성, 비즈니스 모델 개발까지 산업 육성을 위한 주요 전략이 체계적으로 마련됐다. 업계 반응도 좋았다. 특히 산업부와 미래부뿐 아니라 모든 부처가 공동 협력하는 형태여서 다양한 분야 시장 확산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정책적 측면의 철저한 프로젝트 기획에도 불구,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예산 문제다. 사업 규모와 형태에 비해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너무 적다는 것. 실제로 정책 과제 가운데 하나인 3D프린팅 기술기반 제조혁신지원사업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 사업은 투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생산 공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취지다. 정부는 지역 산업 특성에 맞춰 지역별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책정된 예산으로는 한 개 지역거점 구축도 어려운 실정이라 한다. 업계는 지원센터 한 곳을 구축하는데 100억 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 올해 책정된 예산은 20억 원에 불과하다. 정부도 한 센터 당 60억~70억원이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예산 책정이 여의치 않아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현재 예산 구조로는 하나의 센터를 완성하는데 만 3년 정도 시간이 소요돼, 전국 6개 권역 센터 완공은 요원하다.

아무리 기획 내용이 좋아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로드맵으로만 그치게 된다. 성과 평가에서 전시행정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될 지도 모른다. 모처럼 창조경제 핵심 정책으로 추진되는 만큼, 성과를 담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