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벤처·창업 선순환 대책’ 1년을 돌아보며

[기고]‘벤처·창업 선순환 대책’ 1년을 돌아보며

정부는 지난해 5월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마련한 이후 기술창업 활성화, 벤처·창업 규제개선 등 벤처기업 육성과 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1년이 지난 후 그간 벤처창업 생태계 변화를 살펴보면, 최근 신설법인 수가 역대 최고치(1분기 최초 2만개 돌파)를 경신하고 대학 창업 동아리와 창업강좌 등이 대폭 확대되는 등 창업활성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투자부문에서도 엔젤클럽이 활성화되고 벤처펀드 조성, 투자가 대폭 늘고 벤처기업 등 정책수요자의 생태계 개선 체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엔젤투자 수가 2012년 58개에서 올해 103개로 급증했고 지난해부터 조성한 성장사다리펀드(3년간 6조원)와 미래창조펀드(6000억원)가 본격 운영되면서 올해 1분기 벤처투자액이 작년 동기 대비 25% 이상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투자환경 변화는 그동안 금융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창업초기 기업이 엔젤펀드 투자유치를 통해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대형유통업체 납품에 성공하면서 투자연계형 창업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보완돼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기술 중소벤처기업의 창업 및 성장을 위한 중요한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코스닥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도하는 첨단 산업기술 분야 기업이 70% 이상인 기술주 중심의 시장으로서, 고유의 기능 회복이 시급하다. 코스닥은 1996년 개설 이후 약 52조원의 자금을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공급했고 네이버와 다음 등을 일류기업으로 키워 대한민국 경제와 첨단 산업기술 발전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지수가 500선에 묶여 있으며 투자자금의 회수시장으로서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신규 상장기업 수(3개)는 작년 동기(8개) 대비 감소했고, IPO 기업도 2010년 74개사(1조898억원)에서 지난해 37개사(6482억원)로 급감했다. 코넥스 또한 작년 분기별 평균 23개사가 신규 상장한 것과 비교해 올해는 분기별로 평균 3개사에 불과해 코스닥과 코넥스 시장이 코스피의 2부 리그, 3부 리그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높다.

성장 잠재력이 크고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회수시장으로서 코스닥의 목적 및 특성을 살리기 위해 정부는 ‘기업 상장 활성화방안(3.20)’을 내놓았다. 코스닥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보하고 관리체계를 확립하자는 취지다. 이후 코스닥의 운영독립성 강화를 위한 발표(4.15)도 있었다. 이에 따른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

코스닥 독립성 강화와 함께 엔젤 및 벤처캐피털(VC)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이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엔젤투자자의 자금회수(Exit) 물량을 받아 줄 수 있는 전용 세컨드리 펀드(secondary fund) 확대, 국회에 계류 중인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제도 도입도 하루빨리 추진해야 할 중요한 정책 포인트다.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대책 발표 후 1년이 지난 지금, 정부가 그간 마련한 대책의 후속조치를 더욱 강력하고도 세밀하게 추진해주기를 당부한다. 이와 함께 코스닥의 완전한 독립 등 회수시장의 활성화, 창조적 벤처·창업기업의 제품 판로지원 및 채널확대, 조성된 펀드의 조속한 투자 실현 등을 위한 추가 보완 대책도 강구돼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확충되고 체질이 개선되는 날이 하루빨리 앞당겨지기를 기대해본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 nam@kov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