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믹이라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위기에 빠진 지구를 다룬 ‘엣지 오브 투모로우’. 영화에서는 ‘엑소슈트(exsosuits)’라는 전투슈트를 장착한 빌 케이지(톰 크루즈)가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전투에 투입된다. 케이지는 전투와 관계없는 공보장교였지만, 전투에 가서 영상을 찍어오라는 명령을 거부하면서 탈영병 처리가 돼 이등병으로 강등된다. 전투 경험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엑소슈트도 처음 착용했기 때문에 케이지가 전투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0%에 가깝다. 하지만 그는 죽으면 다시 죽기 전날로 돌아와 다시 깨어나는 일을 겪게 된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진 외계 종족을 죽이면서 같은 시간대를 반복해서 겪는 타임루프에 갇힌 것이다.
그는 마치 게임에서 어려운 던전에서 죽으면, 입장하기 전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단 전투에서 쌓은 경험과 능력은 계속 쌓여 죽고 부활할 때마가 전투력이 강해진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케이지의 엑소슈트 활용 능력이 증가해 전투력도 배가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엑소슈트는 일종의 ‘강화복’이다. 단 기존에 나온 강화복 수준을 넘어 중화기 수준의 능력을 구현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외형도 지난해 나온 영화 ‘엘리시움’에 나온 강화복보다 훨씬 육중하며, 무기들을 모두 장착하면 무게도 50㎏에 달한다.
엑소슈트는 착용한 군인의 운동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물론이고, 강력한 화력을 지닌 무기들도 장착했다. 특히 미사일런처까지 장착할 수 있어 가히 1인 탱크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의 성능까지 발전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군인의 전투력을 높이기 위한 강화복은 세계 각국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선 90㎏의 장비를 착용한 상태에서 시속 16㎞로 달릴 수 있는 ‘블릭스(BLEEX)’가 있고, 차세대 전투 갑옷 ‘탈로스’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도 방위사업청 주도로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군용으로 사용할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군사용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의료와 산업분야에서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의료분야에서는 근력이 약한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한 보조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상용로봇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13일(한국시각) 막을 올린 브라질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 시축을 한 소년도 로봇발의 도움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반신 마비로 장애 판정을 받은 10대 소년은 미국 연구진이 개발한 재활 로봇발을 착용하고 감동적인 시축을 했다.
산업분야에서는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한 웨어러블 로봇 연구가 한창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유압 구동 원리를 이용해 입으면 최대 120㎏의 무게까지 들 수 있는 ‘하이퍼’ 2종을 개발했다. 하이퍼는 유압식 액추에이터라는 장비를 활용해 짐의 무게를 약 2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