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73> 현대중공업 직원이 밝히는 취업 전략과 회사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의 업무를 미리 이해하는 것은 이른바 ‘스펙’을 쌓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현직자로부터 해당 업무 이야기를 미리 들을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경험은 없다. 하지만 구직자가 현직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기는 어렵다. 이번에는 현재 현대중공업 생산관리 부문에서 근무 중인 최모 사원을 만나고 왔다. 현대중공업 2년차 사원이 직접 전하는 현대중공업 입사비결부터 직무 관련 이야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채용설명회 현장 모습
채용설명회 현장 모습

◇인적성과 토익까지 ‘기본’부터 갖추는 노력 기울여

-현대중공업 입사 당시 지원자 스펙이 궁금하다.

▲부산 소재 국립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졸업, 토익 860, 토스 6, 오픽 IM2, 워드 1급, 한자 2급, 현대아산나눔재단 해외 베트남인턴 경험 등이다.

-취업 준비에서 가장 열심히 준비한 것은 무엇인가?

▲인적성 준비를 제일 열심히 했다. 입사준비를 할 당시 삼성그룹의 인적성시험 일정이 가장 먼저 예정됐다. 그래서 삼성직무능력평가(SSAT)를 준비하면서 현대중공업 인적성검사를 함께 준비했다. 스터디도 참여했다. 요즘 영어 스피킹 점수가 있으면 토익 점수가 없어도 된다는 말들이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실제로 서울소재 대학에서 조선공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학군사관후보생(ROTC) 출신인 지인이 있다. 그는 토익 점수가 없어도 스피킹 점수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토익을 보지 않았는데, 2년 동안 취업이 안됐다. 토익 점수를 안 적었을 뿐인데, 서류에서 모두 탈락을 한 것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토익 800점을 채우고, 바꾼 것 없이 서류를 넣었는데 모두 합격했다.

-자신의 어떤 대외활동과 대학생활이 입사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가.

▲현대중공업을 염두에 둔다면 현대아산나눔재단 관련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현대아산나눔재단에는 해외 인턴도 있고, 창업경진대회, 자원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 조선공학과가 있는 학교들은 대부분 조선 관련 동아리들이 있다. 설계 동아리도 있고, 배 만드는 동아리도 있고, 이런 동아리에서 활동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세계 일류, 업무 준비도 미리 습득하라

-회사에서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는가.

▲아침 7시까지 출근한다. 그리고 서류정리, 회의 자료준비를 하고, 현장에 나가 작업을 확인하면 오전 업무가 종료된다. 이후에 각종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회의가 끝나면 안건을 기록하고, 회의록을 작성한다. 다시 현장을 확인하고, 그동안 쌓인 메일을 정리하면 평균적으로 8시에 퇴근한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말해 달라.

▲조선소는 크게 설계와 생산관리로 나누어진다. 그 중 나는 생산관리 파트인데, 쉽게 말해서 현장을 지시하고 관리 하는 것이다.

-근무환경은 어떤가.

▲시설적인 면은 대학교랑 비슷하다. 문화시설 부분은 회사가 울산 동구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백화점, 예술관, 탁구장, 볼링장, 은행 같은 편의시설이 있어 생활하기에 불편함은 전혀 없다. 기숙사는 새로 지어진 건물에 있어, 학교 신설 기숙사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기숙사에서 회사까지는 셔틀버스를 타면 10~15분 정도 소요된다. 현재 기숙사는 총 8개인데, 울산에 거주하는 사람은 기숙사를 배정 받을 수 없다. 위계질서는 다소 엄격한 편이다.

-사원의 남녀 비율이 어떻게 되는가.

▲총 60명의 사원이 있는데, 3명의 여직원이 있다. 거의 남자 95대 여자 5 수준이다.

-회사 자랑 좀 해 달라.

▲우리나라 조선업계 3사(현대, 삼성, 대우)의 위상은 세계에서 1, 2, 3등과 마찬가지다. 컴퓨터나 나노기술처럼 발전이 변동 폭이 크지 않고, 빠르지 않으며 보수적이다. 다른 조선 회사와 비교했을 때 우리 회사의 장점은 근속연수가 가장 길다는 점이다. 정년퇴직은 만 60세다.

-입사 후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주길 바란다.

▲엑셀이랑 파워포인트 중 하나라도 숙달돼 있다면 편하다. 대학교 1학년 때 배우고 잊어버린 탓에 다시 공부하느라 힘든 점이 많았다. 일하면서 공부할 수 없으니까 개인시간을 투자해야 해서 이중으로 힘들었다. 두 번째는 일반적인 회화 영어보다 메일을 쓸 때 필요한 영어를 익혀두는 것이다. 입사 후 배우면 늦는 것 같고, 미리 해놓는 것이 좋다. 특히 관용적 표현이나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문법 같은 것을 익혀놓으면 업무에 도움이 된다.

-대학생활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

▲사실 대학 수준의 과제나 리포트는 죽을 만큼 힘든 건 아니다. 전공서적, 족보,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는 그럴 수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해야 하니까 책임감이 훨씬 더 크다.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1년 4개월째 일하는 2년차다. 나는 야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지난 1년 연봉을 정산해보니 세금 떼기 전이 4750만원이었고, 세후 4000만원 초반 수준이다.

-끝으로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첫 번째 4학년 되기 전까지는 영어점수를 맞춰 놓는 것이 제일 좋다. 영어점수를 맞춰놓지 않으면 힘들다. 나의 경우 4학년이 시작되기 전 2월에 모든 영어를 끝냈다. 그래서 취업준비에 올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자신만의 자기소개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놓는 것이다. 특정한 양식에 맞춰 작성해 놓으면 다음은 파생, 삭제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경험하라. 여행도 좋고, 노는 것도 좋다.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 정말 시간이 없어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시간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을 하라.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