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버라이즌 등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ISP)들의 전송 속도 문제를 조사한다. 또한번 미국에서 망 중립성 이슈가 불거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16일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ISP)와 콘텐츠 전송 사업자가 느려진 전송 속도 문제로 공방을 벌이자 FCC가 망 중립성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FCC는 조만간 넷플릭스와 버라이즌, 컴캐스트 등과 인터넷 공급업자들간의 계약을 검토할 계획이다. FCC는 당장 규제를 하기보다 느려진 인터넷 전송 속도 원인 찾기에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FCC가 ISP와 콘텐츠 사업자들의 공방에 나선 이유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동영상 재생 속도가 느려지자, 이를 버라이즌의 네트워크 문제라고 주장했고, 버라이즌은 넷플릭스 자체 문제라고 반박했다. 톰휠러 FCC 의장은 “사용자들은 인터넷망과 콘텐츠 비용을 지불한 댓가로 인터넷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할 이유가 있다”며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FCC가 지난달 내놓았던 새로운 ‘망 중립성’ 원칙도 뒤바뀔 수 있을 전망이다. FCC는 앞서 ISP가 유료 기반으로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빠르고 믿을 수 있는 회선을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망 중립성 원칙을 발표했다. 이른바 고속도로를 이용하려는 콘텐츠 사업자로부터 이용료를 받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ISP 반대편에 서 있던 FCC가 통신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인터넷 업계와 소비자단체들은 망중립성 원칙이 훼손됐다고 반발했다. 자본력을 가진 콘텐츠 공급 업체들은 빠른 인터넷망을 사용할 수 있지만 소규모 콘텐츠 공급업체들은 느린 망을 사용하게 돼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 콘텐츠사업자인 넷플릭스가 버라이즌에 인터넷 비용을 냈지만, 인터넷 속도는 저하됐다. 이번 사건으로 새로운 망 중립성 원칙의 부작용이 벌써 나온 셈이다. 넷플릭스는 서비스 속도가 떨어졌다는 고객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지난 4월 버라이즌과 상호접속계약인 피어링계약을 체결했다. 익명을 요구한 FCC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FCC 내에서 큰 반향을 몰고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