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이 생존과 시장 확대를 위해 내·외부적인 경영·경제 여건을 분석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는 한다. 그 중에서도 여러 산업 분야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는 ‘사업다각화 전략’이 최근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기업의 사업다각화 전략은 ‘안정적인 수입원과 수익성 창출’로 계속 경영을 유지하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안정적인 브랜드 파워와 그 가치가 우선되지 않는다면 자칫 기업 쇠망의 지름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위험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다른 기업이 결코 따라 잡을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차별성을 가진 이른바 ‘히든 챔피언’ 기업은 비록 규모는 작아도 발전 가능성 있는 분야에서 명확한 시장 목표를 갖고 돌진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히든 챔피언들은 처음 시작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는다. CEO를 비롯한 전체 조직원까지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그 기업만의 방식으로 목표에 매진해 승부를 건다. 가장 자신 있는 한 분야에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창조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방법으로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그들의 자산이자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브랜드 가치’다. 소비자에게 이른바 기업의 규모는 결코 중요치 않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그 어떤 경쟁 제품이 나와도 브랜드는 굳건하며, 그 가치는 소비자들에게 믿음과 품질에 대한 믿음을 부여한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제품은 그 브랜드만의 철학과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하고, 그것을 소구해 브랜드 가치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기업의 매출보다 중요한 목표가 돼야 한다.
의사로서 순탄한 길을 벗어나 잔혹한 사업에 뛰어든 것도 어쩌면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누구보다 먼저 세상에 내놓고, 그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면서 성취하고 싶은 도전의식 때문이었다. 침구살균 청소기라는 생소한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았지만, 국내외시장을 직접 뛰며 제품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모든 것을 걸다시피 했다.
제품 판매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이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설명했다. 실생활과 동떨어진 수치 위주의 실험실 데이터가 아닌 실제 침구 환경과 가장 유사한 조건의 실환경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더욱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 단순한 제품 하나를 가정에 더 들여놓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개선하고 예방해 더욱 건강한 삶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회사의 철학과 기술력으로 고객을 설득했다.
소비자가 그 가치를 알고 먼저 선택하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제품일 때 그 제품과 회사의 브랜드파워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이제는 어엿한 침구청소기 브랜드로 국내외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고 혁신적인 제품을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여전히 내 마음을 가장 먼저 설레게 하는 제품과 브랜드만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이것이 브랜드가 살아남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아닐까 한다. ‘항상 갈구하고, 항상 우직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스티브 잡스의 조언처럼, 우리의 믿음을 되새기며 어려워도 누군가는 해야 할 꼭 필요한 혁신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길을 걸어갈 것이다.
이성진 레이캅코리아 대표 sjlee@raycop.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