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 다시 시작이다]<1>청와대-경제팀 손발 맞춰야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7개 부처 수장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하는 등 경제팀도 새로운 진용으로 짜여졌다. 컨트롤타워를 교체하고 새 출발하는 박근혜정부 경제팀의 전망과 과제를 4회에 걸쳐 싣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당일 계획안 작성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우왕좌왕했다. 기재부는 대통령 발표에 앞서 19일, 언론에 계획안을 배포했고 이어 상세자료도 담화문 발표 전 배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상세자료 배포는 박 대통령 발표 직전 전격 취소됐고 실제 담화 내용은 기재부 안과 상당부분 달랐다. 대통령 담화 후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경제부처 장관이 진행할 예정이었던 합동 브리핑도 전격 취소됐다. 청와대가 대책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발표 직전까지 손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와 기재부 간 갈등설이 불거졌다.

제2기 경제팀은 이 같은 청와대와 엇박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1기 경제팀은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실망스런 리더십으로 시간을 허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 부총리는 경제부처를 장악하지 못했고 갈등 조정능력도 미흡했다. 민감한 현안에 침묵하거나 부처 간 갈등을 조정하지 못한 채 논란만 키웠다.

결국 경제민주화 입법과 통상임금 소송, 수도권 입지 규제, 대체휴일제 도입, 지역공약 이행, 조선·건설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 등 현안 교통정리를 하거나 분명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따라서 2기 경제팀은 부처 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청와대와 정책 조율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특히 경제부총리라면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중심을 잡아야 하며 때로는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조정과 통합 능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그 대상이 청와대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최 내정자는 강력한 통솔력과 추진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내정자가 당내 경제통으로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만큼 현 경제부총리와 달리 ‘실세 부총리’가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와 정책 조율도 원활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당에서 호흡을 맞춰온 최 후보자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경제사령탑 배치는 시의적절한 인사로 평가된다.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됐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안종범 경제수석은 최 부총리 후보자와 정치권에서 호흡을 같이한 사이”라며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협력체제를 잘 구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기 경제팀은 세월호 참사 여파가 겹치면서 내수 위축이 가중되고 최근에는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출발선상에 섰다. 또 시장경제의 토대를 굳건히 하면서 규제개혁과 신성장동력 발굴로 한국 경제의 돛을 높이 올려야 한다. 따라서 새 사령탑의 정책 리더십은 각계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청와대와 조율해 같은 방향으로 힘 있게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게 경제계 제언이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얼어붙은 소비와 투자를 살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며 “청와대와 경제부총리가 일관적 메시지를 부처에 전달하고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