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HD 스마트폰 시대, 배터리 기술 한계 어떻게 넘나

QHD 스마트폰 시대, 배터리 기술 한계 어떻게 넘나

LG전자가 쿼드HD(2560×1440) 스마트폰 ‘G3’를 출시하고 삼성전자 역시 조만간 QHD 스마트폰 ‘갤럭시S5프라임(가칭)’ 양산에 착수하면서 전력 소모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화면 크기가 커지고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전력 소모량은 급격하기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되고 동영상 시청이 늘어나면서 전력 효율도 끊임 없이 높아져야 한다.

업계는 디스플레이 성능 향상, 소프트웨어를 통한 시스템 최적화 등을 통해 일단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배터리 기술 혁신 없이는 한계를 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 ‘G3’는 최근 폰아레나 배터리 테스트에서 QHD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도 FHD를 사용한 삼성전자 ‘갤럭시S5’에 비해 배터리 지속시간·충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QHD는 FHD보다 해상도가 두 배 높은만큼 화소밀도가 두 배 집적된다. 빛이 투과하는 영역은 집적도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동일한 밝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광원의 휘도를 높여야 해 소비전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의외의 결과다.

LG전자가 사용한 LCD 패널은 전자이동도가 큰 저온폴리실리콘(LTPS) 하판을 사용했고, 픽셀 구조를 바꾸고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 쏘아주는 가로·세로 신호 구조를 뒤바꿔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기술을 사용한다. 디스플레이 두께 역시 기존 FHD보다 12% 얇게 구현해 빛 투과율을 높였다. 광원인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지 휘도 개선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5’와 팬택 ‘베가아이언2’는 FHD 슈퍼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했다. 광원이 직접 빛을 내는 OLED 패널은 LCD에 비해 전력 조절은 유리하다. 밝은 색상을 최소화하고 각 픽셀이 내는 색상을 소폭 조정하면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색상을 많이 조절하면 색 왜곡이 생겨 한계는 있다.

스마트폰 시스템 설계 분야에서는 업계가 거의 동일한 기술을 적용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코어 수를 조절하고 메모리 용량을 최소화 하도록 최적화 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 3사 모두 하드웨어 배터리 제어 기술은 거의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사용시간을 결정짓는 건 배터리 용량·재료, 소프트웨어 장치다. G3는 3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사용했고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를 기존 실리콘보다 내구성이 좋은 흑연 소재로 바꿨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동영상 내의 정지화면을 포착해 최대한 CPU가 화면에 신호를 뿌려주는 시간을 늦추는 디스플레이 엔진을 소프트웨어로 심었다. 초반에는 클럭 수를 높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클럭 수를 낮추는 방식을 사용한다. LCD 화면 밝기를 서서히 조절해 사용자는 느끼지 못하지만 전력 소모량은 줄이는 기술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에 초절전모드(UPS) 등을 설정해 사용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AMOLED 색상을 흑백으로 적용해 전력 소모량을 낮췄다. UPS를 적용하면 데이터망이 차단 돼 ‘전력먹는 하마’ 중 하나인 통신 신호를 증폭시켜주는 파워앰프(PA) 전력 공급을 끊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로 제어하는 기술은 일종의 눈속임(트릭)이라고 볼 여지도 있고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라며 “배터리 소재의 혁신이나 획기적인 기술이 등장하지 않는 한 당분간 전력 효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