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 다시 시작이다]<3>국정개혁 멈추지 않아야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의 국정개혁 과제는 산적했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국가개조,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규제개혁, 벤처·중소기업 지원 등 굵직한 과제가 많다. 1기 경제팀이 계획 수립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한 만큼 2기 경제팀의 ‘실행’에 거는 기대가 높다. 세월호 사고 등으로 주춤했던 개혁작업이 탄력을 받으려면 경제팀의 추진력이 돋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첫 번째 과제는 국가개조다. 이 중에서도 공직사회 혁신이 핵심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달 대국민담화에서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천명했다. 안전감독 업무, 인허가 규제 업무,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기로 했다. 공무원의 다른 기관 취업도 보다 엄격하게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는 이를 위한 공직자윤리법 및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처벌 규정은 따로 수정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심사 없이 취업 제한 기관에 들어갔다가 적발돼도 과태료만 물면 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김영란법)’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시각이지만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기 경제팀의 또 다른 과제는 규제개혁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참가해 끝장토론을 벌여가며 야심차게 시작한 규제개혁은 세월호 사고 등으로 잠시 주춤한 모습이다. 푸드트럭 규제를 완화하자 대기업이 뛰어드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고, 일부 부처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실적위주’ 규제개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안전을 위한 정책과 규제개혁이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기 경제팀이 속도·실적보다는 실효성 있는 세부 규제개혁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속도를 낼 때라는 평가다.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내수 진작 등에 추진력을 회복해야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최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포함된 부동산 규제 완화 계획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한여름이 다시 오면 옷을 바꿔 입으면 되는데, 언제 올지 모른다고 옷을 계속 입고 있어서야 되겠나”며 LTV·DTI 개선 의지를 밝혔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이끌 주역으로 내세운 벤처·중소기업 지원도 2기 경제팀의 역할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 2월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CEO 300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64점이 나왔다고 공개했다. 국정운영 전반 점수(70점)보다 낮은 수치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개선방안을 두고도 중소기업은 “우리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오히려 후퇴했다”고 반발했다. 개선방안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도 시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재심의를 거쳐 적합업종에서 조기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간 연장을 1~3년으로 차등화했다.

중소기업계는 이 같은 기조가 결과적으로 적합업종 지정 범위 대폭 축소로 귀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계에 최소한 안전망이었던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는 노력을 적극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