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법인세 인하로 미국 알짜기업 대거유치

영국 정부가 낮은 법인세 등 친기업 정책으로 미국 ‘알짜배기’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영국이 외국 기업의 자국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미국의 영향력 있는 알짜 기업들이 대거 영국으로 법인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즈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최근 “지난 수년간 재정위기 상태에서도 꾸준히 낮은 법인세와 지난 4월 개정된 역외매출 면세제도가 성공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주요국의 다국적기업이 영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법인세는 현재 23%로 미국(39.1%)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미국 기업은 영국행을 택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부터 영국 법인세가 20%까지 추가로 내려갈 예정이어서 더욱 많은 외국계 기업이 영국으로 몰려들 전망이다.

현재 영국 이전을 감행한 기업은 자동차 부품 제조사 ‘델파이오토모티브’와 케이블 방송사 ‘엘버티(Lberty)’, 기계장비 제조사 ‘CNH글로벌’ 등 7개에 달한다.

영국은 또 자국에 본사를 둔 기업에게 영토 외 지역에서 발생한 매출에 대한 세금을 일절 부과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기업가치 4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석유시추 장비 제조사인 미국 ‘로완컴패니’가 지난 2012년 영국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 회사는 본사이전 이후 총매출에 대한 세율이 34.6%에서 3%대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미국 기업 사이에 부는 영국행 열풍을 환영한다”며 “영국은 다국적 기업이 기업활동을 하기에 최적의 입지를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 중심지”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3위 회계법인 EY에 따르면 60여개 다국적 기업이 영국으로 본사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국에 약 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약 10억 파운드의 세수를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절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본사 임원 등 경영진이 실제로 영국에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기업 규모가 작은 경우라면 영국으로 이전한 경영진이 내야 하는 높은 개인 소득세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