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자료화면 제공 시간을 둘러싼 종합편성채널채널사업자(종편PP)·보도전문방송채널사업자(보도PP)와 지상파의 갈등이 일단락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정에 나서면서 종편·보도PP가 저녁 뉴스를 제작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지상파가 월드컵 자료 영상을 제공하는 시간을 앞당기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2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JTBC,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편PP 4개사와 YTN, 뉴스Y 등 보도PP 2개사는 에스비에스(SBS)와 뉴스 보도를 위한 월드컵 방송 자료화면을 매일 오후 7시에 제공받기로 합의 했다.
SBS 측은 “방통위 조정에 따라 월드컵 방송 자료화면 제공 시간을 기존보다 앞당긴 것”이라고 말했다.
종편PP MBN 관계자는 “방통위가 신고서 접수에 따라 사전 조정을 진행하는 단계에서 자료화면 제공 시간을 조율한 것”이라고 말했다.
종편·보도PP는 지난 16일 월드컵 방송 자료화면이 정상적으로 뉴스를 제작하기 어려운 시간에 제공된다며 SBS를 방통위에 신고했다. SBS가 국민의 알권리에 따른 보편적 시청권 차원에서 중계권사가 타 방송사에 자료영상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규정한 방송법 76조 3항, 방송법 시행령 60조 3항, 보편적 시청권 관련 금지행위 세부기준을 위반했다는 것이 골자다.
방통위의 보편적 시청권 관련 금지행위 세부기준에 따르면 중계방송권자는 타 방송사와 인터넷방송사업자에 뉴스보도 등에 필요한 자료화면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월드컵은 하루 최소 2분으로 규정됐다.
한 종편PP는 신고서에서 “(월드컵) 관련 영상을 오후 8시 전후해 제공받았다”며 “저녁 7시 40분에 시작하는 종합뉴스에서 관련 영상을 활용한 뉴스를 제대로 내보내지 못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종편·보도PP는 방통위 조정에 따라 저녁 뉴스를 정상적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됐지만, 낮 시간 대 뉴스는 시청자에 월드컵 영상을 사용할 수 없어 제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차 때문에 새벽·아침(한국시각)에 월드컵 경기가 집중돼 있지만 이번 합의에 따라 자료화면 제공시간이 저녁 7시로 굳어져 낮 시간대 뉴스는 관련 영상을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MBN 스포츠국 관계자는 이번에 합의된 자료화면 제공 시간의 적합성을 묻는 질문에 “노 코멘트”라는 반응을 보였다. SBS 측은 이번 합의 전반에 관해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