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혁신 전략 ‘인더스트리(industry)4.0’이 주목받고 있다. 인더스트리4.0은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서 모든 생산 공정, 조달과 물류, 서비스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지능화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구현이 궁극적 목표다.
이는 독일 메르켈 총리가 주도하는 ‘하이테크 전략 2020’ 일환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지만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대표 전략으로 부각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독일은 ICT에 기반을 둔 제조업 혁명을 일으키고자 하는 인더스트리4.0 추진으로 영국이나 미국에 앞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패권을 선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ICT 융합에 기반을 둔 산업기술 혁신이 증기기관, 대량생산, 자동화에 이어 제4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산업기술과 제조업에 획기적 진보가 가능해진 것은 속속 등장하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에 힘입은 바 크다. ICT는 제조업계의 당면 문제인 구인난, 고비용 저효율,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설비투자 감소 등을 해결할 돌파구를 마련해 주는 동시에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인더스트리4.0은 결국 제조업을 업그레이드시키고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전략이다. 그 변화를 이끌 촉매제는 역시 ICT가 될 수밖에 없다.
사물인터넷(IoT)과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로봇, RFID센서, 3D프린터, IPv6, 증강현실, 보안기술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ICT를 제조업에 총동원하고 접목해서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스마트 팩토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과 3D 프린터 등은 △생산 기기와 제품 사이의 상호 소통체계 구축 △3D 프린터를 활용한 시제품 제작 △센서와 IP 부착을 활용한 설비 자동 진단과 공정 모니터링 △RFID와 3D 디지털 맵 기반 물류 효율화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이상 징후 예측과 고객 맞춤형 생산 △에너지 관리 등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생산 시설에 설치된 모든 기기를 연결함으로써 산업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상황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기존 제조업 생산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가히 혁명적인 지능형 스마트 팩토리를 ICT에 기반을 두고 구축하는 것이다.
이제 기업은 새로운 디지털 기회를 정확히 이해하고 생산전략을 과감하게 재검토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독일 대기업 지멘스는 제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디지털화와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클라우드 기반 3D 가상화 SW기업과 사이버 보안회사 등에 투자하는 한편 자사 장비와 기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고 ICT 기반과 제조업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역시 선도적 노력을 하고 있다. 미래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사물인터넷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자 사물인터넷 기본계획을 수립해서 범국가적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또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비타민 사업으로 ICT와 굴뚝산업 간 융합도 적극 시도하며 빅데이터 분석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생산과 물류 효율화를 위한 RFID 사업은 이미 2000년대 중반 시작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렇게 다양하게 추진하는 ICT 관련 연구와 사업을 제조·생산기술에 어떻게 적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제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혁신할지 심층적으로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 역시 ICT를 융합해 제품 설계부터 개발, 생산, 서비스 등을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계할 수 있는 인더스트리4.0을 구현하고 한국 제조업의 혁신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적 비전과 함께 기업과 정부가 공통 행동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산학연관은 물론이고 대중소 기업 사이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 핵심기술 개발과 표준 선점 연구 등도 서둘러야 한다.
미래 제조업을 이끌 인더스트리4.0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ICT와 제조업에서 모두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다. 독일의 예를 모방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가진 최고 수준 ICT로 우리 환경에 맞게 제조업을 혁신하면서 더 새롭고 기발한 창의적 산업을 창출해 내면 그것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해답이 될 것이다.
장광수 한국정보화진흥원장 cksoo636@ni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