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진화한다...IT·과학기술에 힘입어

각 팀 기록관의 손에 들린 아이패드, 골키퍼를 괴롭히는 공인구 ‘브라주카’, 마법처럼 사라지는 프리킥 선까지.

워싱톤포스트는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이 IT 등 첨단 기술의 향연장이 되고 있다고 23일 ‘이노베이션’ 블로그판을 통해 보도했다.

이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의 위력은 미 항공우주국(NASA)도 인정했다. NASA의 테스트 결과, 갑자기 공 주변 공기의 흐름이 변화하는 효과는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평균 슛 스피드인 시속 50∼55마일(약 시속 80∼89㎞)에서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빠르고 안정적인 비행궤도를 유지한다는 얘기다.
이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의 위력은 미 항공우주국(NASA)도 인정했다. NASA의 테스트 결과, 갑자기 공 주변 공기의 흐름이 변화하는 효과는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평균 슛 스피드인 시속 50∼55마일(약 시속 80∼89㎞)에서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빠르고 안정적인 비행궤도를 유지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경기 중계 방송에서 태블릿을 들고 사이드라인을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는 코칭스태프를 심심찮게 본다. 이들의 아이패드에는 이른바 ‘스카우팅 앱’이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각 팀은 소속 선수들의 각종 특성과 역대 전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팀 또는 선수와의 대전 능력 등을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다. 현장에서 바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감독의 전술·전략을 하프 타임 때 선수들에게 그대로 전달도 할 수 있다.

역대 월드컵 대비 골 풍년이 일고 있는 것은 이번 대회의 공인구인 브라주카 덕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디다스가 미 항공우주국(NASA)에 의뢰·제작한 브라주카는 자블라니보다 2개 적은 패널 6개를 이용해 구 모양을 이루고 있다. NASA는 브라주카에 사용된 패널의 이음새가 깊고, 패널 위에는 미세한 돌기들이 있어 공이 날아가는 속도를 높이고 궤적을 곧게 만든다고 평했다.

NASA 에임스 연구소의 공기역학 실험실장인 라비 메흐타는 “선수들은 새로운 공에 만족스러워할 것”이라며 “32개의 패널로 만든 전통적인 공 못지않게 날아가는 동안 안정적이고, 다루기 편하다”고 설명했다.

경기복에도 첨단 기술은 숨어있다. 가나는 푸마에 특정 근육부위에 마사지 효과가 있는 유니폼을 요구했다. 미국팀 경기복을 제작한 나이키는 ‘드라이-핏(Dri-FIT)’ 기술을 접목한 특수 유니폼을 제작, 고온다습한 브라질 기후에서 경기 내내 뽀송뽀송한 상태가 유지되도록 했다.

10야드(9.1 미터)의 프리킥 거리 유지에 진가를 발휘하는 베니싱 폼은 이번 월드컵에 첫 선을 보였다. 뿌린 뒤 1분 후면 없어지는 이유는 부탄 가스 덕이다. 베니싱 폼은 물과 부탄가스, 소향의 계면활성제 등으로 만든다. 잔디에 뿌린 직후 흰색 색소와 함께 부탄이 증발되면서 물과 무색의 계면활성제만 잔디에 남는 원리다.

이밖에 초당 500프레임의 고속촬영으로 골라인 통과 여부를 주심에게 실시간 전송해주는 ‘골라인 카메라’도 빼놓을 수 없는 월드컵 기술 중 하나다.

다음 월드컵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현장에서 바로 처치 가능한 효과적인 ‘부상 치료 매디컬 기술’이 급부상할 것으로 워싱톤포스트는 전망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