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주년을 맞은 한국 웹툰의 성장비결을 프랑스 외신이 집중 조명했다.
23일 프랑스 공영방송 RFI는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오는 8월 24일까지 열리는 웹툰 전시회 ‘올 웹툰’전을 소개하며 국내 웹툰 발전사 10년과 성장비결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웹툰은 국내 포털 네이버가 처음 시작했다. 현재 네이버에는 500여명의 전문 웹툰 작가가 있고 매일 25개 정도의 신작이 올라온다. 대부분 무료다. 1만2000여명의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도 그들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올릴 수 있으며 여기서 클릭을 많이 받은 작가는 전문 작가로 성장하는 구조다.
RFI 방송은 한국에서 대부분 만화가 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되며 웹툰은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심술궂은 토끼를 만화화한 ‘마시마로’를 비롯해 북한 간첩 이야기를 그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낭만적인 저승사자 ‘신과 함께’, 불안정한 사회 속 직장인의 솔직한 심리를 그려낸 ‘미생’ 등을 언급하며 “한국 웹툰 10년사의 아름다운 전경”이라고 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유료 콘텐츠로 재탄생하며 원소스 멀티유즈(OSMU)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확대했다. 인터넷 이후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만화시장이 수익구조가 악화됐지만 이 같은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웹툰 작가들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원고료를 지급받고 일부 인기 시리즈는 유료로 전환된다. 인기 웹툰은 출판은 물론이고 가방, 티셔츠 등의 상품과 이모티콘, 영화, 드라마로 수익을 낸다. 강도원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는 뮤지컬로 제작되기도 했다.
김준곤 네이버 웹툰담당 비평가는 “새로운 수익모델인 웹툰은 불법행위에 승리했으며 상황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RFI는 한국 웹툰 성공 요인인 ‘플랫폼’도 조명했다. 훌륭한 인터넷 인프라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덕분에 웹툰이 성공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인기 웹툰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는 RFI와의 인터뷰에서 “웹툰 덕분에 작가들은 예술적으로 더 자유로워졌으며 출판 시장도 커졌다”며 “모두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기 때문에 웹툰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웹툰은 새로운 한류 현상으로 확대되는 조짐이다. 네이버 웹툰 중 ‘노블레스’ 시리즈는 독일 등 유럽권에 강력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해외 팬들은 만화가 올라오면 네이버가 다음날 번역본을 올리기 전에 자발적으로 번역해 돌려볼 정도다.
RFI는 “한국 정부가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서비스를 외국인에게 배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문화 외교를 벌이고 있다”며 “웹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