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4’ 배터리가 부푸는 현상(스웰링 현상)이 발견되면서 스마트기기 제조업계에 배터리 품질관리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노트’ ‘갤럭시S3’ 등의 배터리가 부풀어 올라 무상교환을 실시 중이다.
애플은 지난해 말 미국 등지에서 판매된 ‘아이폰5S’ 스웰링 현상이 발견돼 무상 교환을 실시했다.
삼성·애플뿐만 아니라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거나 폭발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신제품이 출시되면 배터리 용량과 효율성에 대한 벤치마크 테스트 순위가 곧바로 나오기도 한다. 배터리가 스마트 기기의 경쟁 포인트로 부상하면서 ‘배터리 리스크 관리’가 제조사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배터리는 양극(+)·음극(-) 물질이 서로 이동하면서 전기를 충전하고 방전시킨다. 양극 물질을 양극재, 음극 물질을 음극재라 하고 이 둘 사이를 막는 분리막이 들어간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원활하게 이동시키기 위해 전해액이 사용된다. 스마트폰·노트북 등 소형 스마트 기기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다. 양극재는 리튬코발트산화물(LCO)이, 음극재는 실리콘이, 분리막은 폴리올레핀(폴리프로필렌·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 소재의 다공성 얇은 막)이 소재로 쓰인다.
양극재·음극재는 배터리 용량이나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소재로, 다양한 신소재를 활용해 배터리 효율 개선이 이뤄져왔다. 쿼드HD(QHD) 디스플레이, 3GB 메모리, 2.5㎓ 이상 속도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사용되면서 배터리 사용시간이 기기 성능의 핵심 키로 떠올랐다. 최근 LG전자가 ‘G3’ 스마트폰에 흑연을을 음극재로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모색된다.
전해액은 리튬이온을 유기용매에 녹인 액체에 과충전방지제, 반응조절체 등을 넣어 만드는 데 배터리 스웰링이나 폭발 현상의 주 발원체로 지목된다. 전해액은 배터리 성능과 직결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제조법은 업체들마다 다르고 공개되지 않는다.
전해액을 제조할 때는 엄격한 수분 관리가 필요한 데 수분이 스며들어가면 충·방전 과정에서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S3’ 배터리는 이 때문에 생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또 전해액을 이루는 특정 소재가 사용하면서 특성이 변해 기포를 발생시켜 부풀어오르는 현상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고가 소재를 사용하면 배터리 가격이 올라가 아직 상용화된 건 없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스마트기기의 리튬이온배터리는 가스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증 기간도 1년으로 한정한다”며 “과충전·과방전, 낙하 충격 등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2~3년간 사용하는 건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양한 형태로 스웰링 현상이나 폭발이 일어나고 있어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배터리 리스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출시 전 몇 달간 배터리 충·방전 테스트를 진행한다. 배터리 테스트는 단기간에 스트레스테스트가 가능한 다른 부품에 비해 테스트 기간이 길어 실제 양산에서는 전수 검사를 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배터리 패키지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를 완벽하게 테스트한다는 건 제품 특성상 하기 어렵고 제품 판매 이후 문제가 생기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문제 파악이 특히 힘들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