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공공정보화 시장 참여가 제한되면서 시장에 뛰어든 중견기업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일부 공공정보화 사업은 진행이 순탄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가동한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통합정보시스템 사업이 공공정보화 시장에서 눈에 띈다. 중견기업인 LIG시스템이 수행한 프로젝트로 대표적인 공공정보화 성공사례로 제시된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은 범법자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관찰소, 청소년 범법자를 보호·교화하는 소년원, 정신질환 범죄자를 수용·치료해 재활을 돕는 치료감호소 등을 운영한다. 범죄에 대한 처벌보다는 재발을 방지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범죄예방정책국이 업무처리에 한계를 겪기 시작했다. 성범죄자 감독 강화 등으로 관련 업무가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직원 1인당 관리하는 보호관찰 대상자 수가 122명으로 선진국에 비해 3배나 많다. 한계 극복을 위해 고민한 끝에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상당수 업무를 전산·자동화해 수작업으로 인한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2013년 초 범죄예방정책국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관련 조직을 구성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이후 6월 LIG시스템을 주사업자로 선정,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전문 소프트웨어(SW)기업인 야긴스텍, 디노ICT와 협력했다. 범죄예방정책국이 40억원 이상 사업을 중견기업에 맡긴 첫 사례였다.
사업은 △보호관찰 무인정보 시스템 확대 구축 △디지털 보호관찰카드 시스템 구축 △범죄예방정책국 협업포털 시스템 구축 △법무부 중장기 정보화 발전전략 수립 등 9개 과제로 구성됐다.
효율적인 보호관찰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보호관찰 무인정보 시스템(키오스크)을 전국 16곳에 135대를 설치했다. 46종의 주요 업무가 보호관찰 무인정보 시스템에서 처리됐고 각 시스템은 원격관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종이와 이미지로 관리하던 보호관찰카드도 시스템화해 연간 150만건 이상 서류 작성·입력·편철하는 업무를 개선했다.
보호관찰소·소년원·치료보호 각 담당자가 협업할 수 있도록 협업포털 시스템도 구축했다. 범죄예방 통합정보 공유 웹서비스, 업무협업 서비스, 디지털 도서·교육정보와 연계서비스 기능을 갖고 있다.
프로젝트관리(PM)를 맡은 전진호 LIG시스템 부장은 “9개 과제를 동시에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초기부터 사업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자체 개발한 사업관리방법론과 구축방법론을 적용한 것이 성공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책임사업관리제도 시행과 프로젝트 상주감리제도를 운영한 것도 프로젝트 성공 배경이다.
LIG시스템은 범죄예방정책국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성공에 이어 최근 차세대 법무포털 시스템 구축 사업도 수주했다. 수준 높은 법무ICT 인력을 충원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