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통신비를 줄일 환경을 조성하고, 메이저 이동통신 3사가 대포를 쏘는 유효경쟁 시장에 소총부대의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대기업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허용했다. 이를 감안해 순수 알뜰폰 업체 지원도 강화했다. 알뜰폰 업체가 망 제공자인 이동통신사에 내는 도매대가를 지난해보다 10% 가량 낮춰주겠다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원가 부담을 덜어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정부도 돈이 되는 사업에 대기업 진출을 허용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 수긍할 만하다. 점유율 제한이라는 보완 장치도 있다.
알뜰폰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호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서민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번 활성화 정책으로 이동통신 시장에 저가 통신요금제 경쟁이 더욱 불붙게 됐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소비자 선택권은 넓어질 전망이다. 가입비와 유심비가 면제된 상품이나, 피쳐폰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반값 스마트폰 요금제도 등장할 수 있게 됐다.
미래부 활성화 방안에 정책적 고민의 흔적이 묻어난다. 분명한 것은 알뜰폰이 말 그대로 호주머니가 가벼운 서민을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 개개인 경제 사정에 적합한 통신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매달 납부하는 요금까지 줄일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역대 정부마다 통신비 인하를 공약했으나, 정작 소비자 체감지수는 낮았다. 알뜰폰이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을 환경을 구축한다면 체감지수는 높아진다.
이번 정책이 더 큰 박수를 받으려면 이동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으로 알뜰폰 요금이 상향평준화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정책적 취지가 훼손되며 진정성도 도마 위에 놓인다. 대기업 자회사 진출이 되레 소비자 주머니 사정을 더 나쁘게 만든다면 칭찬은 곧 비난의 화살로 바뀌어 과천정부청사 공무원들을 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