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엔터라시스를 합병하면서 회사 규모가 두 배로 커졌습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더넷 스위치 시장에서 익스트림네트웍스가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합니다. 더 다양해진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세계 수준의 네트워크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처크 버거 익스트림네트웍스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엔터라시스와 통합 후 익스트림네트웍스의 사업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한국 법인의 성장률이 유독 가파르다며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지난해 9월 네트워크업체 엔터라시스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두 배로 키웠다. 하지만 통합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버거 CEO는 두 회사의 업무적 통합은 올해 9월 초, 제품 통합은 18개월 내에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스위치 제품은 샤시형(블랙다이아몬드)과 박스형(서밋)으로 일원화하고 고객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한다. 모토로라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제공받던 무선랜은 OEM을 중단하고 엔터라시스 제품과 기술을 사용한다. 브랜드 이름은 ‘아이덴티파이’다.
별도로 운영돼왔던 전사자원관리(ERP) 등 내부 업무시스템도 조만간 통합이 완료된다. 업무지원 서비스는 인도 등에서 아웃소싱 받았지만 엔터라시스 자체 서비스를 따르기로 했다.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도 엔터라시스의 ‘넷사이트’ 제품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버거 CEO는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이제 고성능 제품에서 최저 사양 제품까지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단순한 제품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분석과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까지 한층 강력한 고객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이날 ‘오픈데이라이트(ODL:OpenDaylight)’ 컨트롤러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플랫폼을 발표했다. ‘표준’과 ‘개방’을 앞세워 많은 비용 없이도 기존 네트워크의 SDN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버거 CEO는 “많은 업체가 ‘오픈’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사 플랫폼에서만 돌아가는 제품을 내놓아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SDN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오픈 네트워크와 업계 표준을 통해 고객의 SDN 전환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세계 4위 수준이지만 한국에서는 2위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며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고객과 파트너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국 법인 지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