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구글,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박물관 찾아줘.”
말이 끝나자마자 자동차 대시보드에 근처 박물관 이름과 위치, 거리가 표시됐다. 박물관을 목적지로 정하니 구글 지도 기반 내비게이션 길 안내가 시작됐다. 신호에 걸리자 지루한 마음에 음악이 생각났다. “오케이 구글, 싸이의 ‘행오버’ 틀어줘.” 해당 노래를 찾을 수 없다는 음성이 나왔다. “오케이 구글, 그럼 싸이의 ‘강남스타일’ 부탁해.” 음악이 재생되고 경쾌한 리듬에 어깨를 들썩이며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적용한 자동차는 ‘말귀’를 제대로 알아들었다. 대시보드 터치로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지만 말이 통하는데 굳이 손을 쓸 이유가 없다. ‘말 잘 듣는’ 비서가 자동차 안에 들어온 셈이다.
말이 통한다는 건 그만큼 안전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음악을 재생하기 위해, 길을 찾기 위해 스마트폰 또는 대시보드를 만질 필요가 없다.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고 전방을 주시한다. 이쯤 되면 자동차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스마트폰 이용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운전 중에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것이 문자와 메시지다.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가 가장 위험하다.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된 차라면 문제되지 않는다. 메시지가 수신되면 내용을 읽어준다. 회신은 말로 한다. “오케이 구글, 회신해줘. 약속대로 7시에 만나자.”
구글의 지능형 검색 서비스 ‘구글 나우’가 적용된 점도 장점이다. ‘말이 통하는’ 서비스를 넘어 ‘말이 필요 없는’ 서비스로 거듭난다. 출퇴근 시간에 맞춰 집과 직장으로 가는 가장 빠른 도로를 안내한다. 요구에 따라 자동으로 검색 기능이 더해지기도 한다. “여의도 인근 가장 맛있는 파스타집 찾아줘.” 말이 끝나면 구글 검색으로 해당 레스토랑을 찾고 자동으로 길을 안내한다. 이 모든 것이 달리는 차안에서 이뤄진다면 어떨까.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된 자동차는 이르면 올 연말 출시 예정이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