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TV 서비스 ‘에어리오’가 결국 불법 판정을 받았다.
26일 로이터·불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인터넷TV 에어리오가 지상파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현행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지상파 방송사에 재전송료를 지불하라”고 25일(현지시각) 최종 판결했다. 이날 대법관 9명 가운데 6명이 저작권 침해를 인정, 지상파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에어리오가 소형 안테나를 통해 대형 방송사들의 프로그램을 회원들에게 전송, 시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봤다.
이번 판결로 에어리오는 설립 2년여만에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기존 비즈니스 방식을 변형 또는 폐지하거나, 지상파와의 협상을 통해 일반 케이블 사업자와 같이 재전송료를 지불해야만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
반면, ABC와 NBC, CBS 등 대형 지상파 방송사들은 재전송료 등으로 최소 40억 달러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뉴스해설]
기득의 벽은 높고 두터웠다. 미국 에어리오 사태는 거대 지상파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혁신은 또 한번 전통이라는 이름의 높은 장벽에 가로막혀 연착륙에 실패한 셈이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미디어 기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형태의 에어리오가 언제든지 출현, 기존 미디어업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에어리오가 저작권을 위반했다면, ‘구글 드라이브’처럼 서버에 저장된 콘텐츠에 접근하는 것도 저작권을 위반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 수 있다.
로이터은 “값싸고 편리한 제2, 제3의 에어리오가 재탄생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무엇보다 시청자가 그걸 원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대법의 판결로 에어리오에 일반 시청자의 동정표와 지원이 몰리는 현상이 일고 있다. 한 외신은 “에어리오가 ‘법정 대박’을 냈다(Aereo gets its day in court)”고까지 표현했다.
에어리오 설립자인 베리 딜러는 대법원의 판결 직후 “이런 식으로 혁신 기술을 제약하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뿐”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