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의회에 EU국민 개인정보 소송 허가하는 법안 통과 `압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 의회에 유럽연합(EU) 국민이 개인정보 오남용 관련 소송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법안을 통과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 정부, 의회에 EU국민 개인정보 소송 허가하는 법안 통과 `압박`

현재 미국 의회에 계류돼 있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EU 국적의 시민들은 미국에 살지 않아도 미국 법원에 개인의 정보가 침해된 사실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 것은 3년 전인 지난 2011년 미국과 EU가 맺은 ‘테러방지 활동과 개인정보 보호활동을 동시에 성실하게 하면서 양 주체가 서로 협력한다’는 협약에도 위배된다.

그리스에서 회담을 가진 미국 측 변호사 제너럴 에릭 홀더는 “유럽 시민은 미국 시민과 동일하게 미국 법원에 소송할 권리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이 같은 압박은 지난 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미국의 개인정보 도·감청 사태에 따라 EU 국가들이 잇따라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미국과의 경제협력에 제동을 걸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타개해 국익을 확대하려는 오바마 대통령 나름의 ‘카드’인 셈이다.

지난해 유럽위원회는 미국이 EU 국민의 개인정보에 접근한 사실을 강하게 비난했으며 침해된 개인정보가 EU 이외의 국가들로 전파된 만큼 엄격한 제재가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미국 정부의 움직임과 관련해 바비안 레딩 EU 법무부 장관은 “올바른 권리 보장을 위한 중요한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워싱턴(미국 정부)은 말뿐이 아니라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하며 실질적인 법제도적 변화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