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3년, 무역수지 적자폭 크게 확대…유럽 재정위기 등 여파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대 EU 무역적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효 후 3년 차에 수출이 7.8%로 증가했으나 수입은 12.5%로 더 크게 늘었다. 다행히 EU 수입시장에서 경쟁국의 수출이 대부분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 수출은 4.9% 증가했다.

정부는 29일 ‘한·EU FTA 발표 3년차 교역·투자 동향’에서 EU와 교역량이 3년 차에 전년 동기대비 10.3% 증가해 양국 간 교역확대에 기여했다고 발표했다.

교역량은 발효 1년 차에는 1.3% 감소했으나 2년차 1.5% 증가했으며 3년 차 들어 크게 늘었다. 수출입 모두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 증가율(수출 3.2%, 수입 1.8%) 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3년차 적자폭이 확대된 것은 유럽재정위기 여파, 유로화 약세, EU로 수입선 전환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수지는 1년차 18억달러 흑자에서 2년차 46억달러 적자로 전환됐으며, 3년차 74억달러로 적자 규모가 늘었다.

수출은 발효 후 3년차에 FTA 혜택 품목의 수출 증가(17.1%)에 힘입어 EU 전체 수출이 증가세(7.8%)로 전환됐다. EU 수출 증감률은 1년차 -12.2%, 2년차 -4.8%에서 3년차 7.8% 이었다.

FTA 혜택 품목 중 합성수지, 플라스틱 제품, 조명기기 등은 FTA 발효이후 3년 연속 수출이 증가했고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타이어 등의 고무제품 등은 2년차에 수출이 감소했으나 3년차에 증가로 전환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수출은 2년 연속 감소(-5.6%, -10.2%)에서 3년 차 14.1% 증가로 돌아섰다.

FTA 비혜택 품목은 선박·평판디스플레이 등의 수출은 감소한 반면, 무선통신기기·석유제품·반도체 등은 증가했다. 수입은 3년차 FTA혜택품목 수입이 14.5%, 비혜택품목이 6.8% 증가했다.

혜택품목인 자동차, 원동기·펌프, 기계요소 등이 3년 연속 증가했다. FTA 발효 이후 중동에서 수입선을 전환한 북해산 원유의 수입이 72.8% 늘었으나, 3년차에는 10.4% 감소했다.

비혜택 품목은 반도체 제조장비, 항공기 및 부품 등은 수입이 증가한 반면 반도체 등의 수입은 감소했다.

FTA 활용률은 3년차에도 대기업의 수출 활용률(91.2%)이 중소·중견기업(73.1%)보다 여전히 높지만, 지난 3년간 중소·중견기업 활용률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개선됐다.

투자는 FTA발효 이후 3년차 EU의 대 한국 외국인직접투자(신고기준)는 55억6000만달러로 발효 전 38억4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제조업은 화공, 비금속광물분야를 중심으로 M&A형은 비금속광물, 금융·보험 업종 위주로 투자가 늘었다.


EU의 전년 동기대비 수입 변화율 (자료 : Eurostat, `13.7~`14.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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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