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국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업체에 자사 스마트카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에 참여를 요청했다. 안드로이드 오토 소프트웨어 개발자 키트(SDK)를 공개한 만큼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구글은 물론이고 현대자동차 역시 안드로이드 오토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외부 개발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AA)’에 참여해 스마트카 개발 목적으로 구글과 협력했다.
패트릭 브래이디 구글 안드로이드 부문 엔지니어링 총괄은 26일(현지시각) “구글 지도를 통한 길 안내가 법적 문제로 한국에선 불가능하지만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있어 문제될 것 없다”며 “한국의 우수한 개발사가 안드로이드 오토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글이 발표한 안드로이드 오토를 적용한 차량은 스마트폰 연결로 자동차 대시보드를 통제할 수 있다. 터치뿐 아니라 음성으로 지도검색과 음악재생,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지도 정보의 해외 유출을 막는 법 때문에 구글 지도 사용이 어렵다.
추교웅 현대차 실리콘밸리랩 이사대우는 “국내에선 티맵과 김기사 등 여러 내비게이션 업체가 안드로이드 오토 앱을 만들 수 있다”며 “내비게이션 업체 뿐 아니라 카카오톡 등 메신저 서비스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기사의 길 안내는 물론이고 운전 중 카카오톡 메시지가 오면 음성으로 읽어주고 운전자는 말로 답장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음성지원이 핵심이다. 영어 인식은 문제없지만 우리말 인식에는 의구심이 인다. 패트릭 이사는 “구글 음성검색은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정교해지는 ‘머신러닝’ 기반”이라며 “한국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한국어 인식도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운전자 안전에 최우선을 둔다. 패트릭 이사는 “SDK 공개는 메시지와 음악, 뉴스 등 음성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대상”이라며 “안드로이드 오토는 기본적으로 운전자 안전 을 위한 것으로 안전에 우려가 있는 분야는 SDK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르면 연내 안드로이드 오토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신차는 고객 선택에 따라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되며 기존 차량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제공된다. 차량과 스마트폰 연결은 당분간 유선으로 이뤄진다. 추 이사대우는 “최대한 빨리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무선 연결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배터리 방전 문제가 있어 당분간 유선 연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