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계열사 KT렌탈과 KT캐피탈을 매각한다. 자금 확보와 동시에 비통신부문 계열사 정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KT는 지난 주말 KT렌탈 등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자문사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계열사 매각 추진은 그룹 ICT 역량 강화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그룹 핵심 경쟁력 제고와 성장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계열사 매각은 이미 예고됐다. 황창규 KT 회장은 올 초 취임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열사가 너무 많다”며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와 5대 미래 서비스 사업을 축으로 경쟁력이 나오지 않는 부분에 대해 조정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가 계열사 중에서도 알짜로 평가받는 KT렌탈과 KT캐피탈을 제일 먼저 매물로 내놓은 것은 그룹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2013년 4분기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초 황 회장 취임 직후 8000명 이상을 특별명예퇴직으로 내보냈다. 특별명예퇴직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1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KT렌탈은 지난해 매출 8852억원, 영업이익 970억원, 당기순이익 323억원을 기록했다. KT캐피탈은 매출 2202억원, 영업이익 470억원, 당기순이익은 362억원을 기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매각 대상인 두 회사는 KT 주력 사업인 통신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면서도 가치가 높은 회사”라며 “쉽게 매각이 가능한 알짜 매물을 먼저 내놓아 현금을 충분하게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계열사 매각이 실험적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KT렌탈과 KT캐피탈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KT 자회사 60여개 중 통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기업은 약 30개로 절반 수준이다. 통신 비즈니스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고 ICT 미래사업 전망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수익을 창출해내는 자회사를 파는 것이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KT 임원은 “매각자금은 ICT 관련 신사업과 마케팅,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적으로 쓰일 것”이라며 “이 회장 시절 탈통신을 이유로 늘린 자회사를 효율화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우량 자회사를 함부로 팔았다가 자칫 자산 매각으로 수지를 맞추려 한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T렌탈 개요
- 설립연도: 2005년 10월
- 사업개요: 차량 렌탈, 일반 렌탈
- 2013년 실적: 매출 8,852억원, 영업이익 970억원, 당기순이익 323억원
- 직원 수: 1,084명 (2014.5월 기준)
KT캐피탈 개요
- 설립연도: 2006년 12월
- 사업개요: 리스/할부금융, 기업금융, 개인금융, 신기술금융
- 2013년 실적: 매출 2,202억원, 영업이익 470억원, 당기순이익 362억원
- 직원 수: 175명 (2014.5월 기준)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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