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75> `카카오톡` 현직자가 공개하는 입사 `팁`

이제 친구와 헤어질 때 마지막 말은 항상 ‘카톡해~’가 돼버렸다. 하지만 우리 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은 카카오톡은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개발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무료인 카카오톡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병역 특례로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랩에서 일하는 개발자 이모씨를 만나 궁금증을 해결하고 왔다.

채용설명회 모습
채용설명회 모습

◇지금 가장 ‘핫’한 카카오톡에 입사하려면

-입사 당시 ‘스펙’을 알려 달라.

▲서울 소재 사립대학교 컴퓨터학부에 재학 중이다. 현재 병역 특례로 카카오랩에서 근무 중이다. 토익이나 토플 같은 영어 어학점수는 따로 없다. 그러나 영어 문서는 해독 가능할 정도의 실력이다.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할 줄 알지만, 입사 당시에 따로 기술하지 않았다. 일부 사원들은 제2외국어가 가능하다. 학점은 3점 초반 대다.

-취직을 위해 준비한 과정이 궁금하다.

▲카카오는 실력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경력직만 뽑는다. 나는 혼자서 개발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모았고, 이를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제출했다. 컴퓨터 개발자는 무엇을 만들어 봤고, 문제가 있을 시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 자신의 능력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내용을 이력서에 넣는 것이 중요하다.

-입사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이씨는 카카오랩 소속으로 이는 카카오랩 입사과정이라는 것을 먼저 밝힌다. 카카오는 서류, 기술면접, 임원면접 순이다.) 먼저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전화면접(개발자의 기초 지식 확인), 라이브코딩(코딩능력 테스트), 기술면접, 임원면접을 거친다. 기술면접은 개발능력을 체크하는 과정이다. 포트폴리오에 나와 있는 실력을 확인하고 사실을 검증한다. 임원면접에서는 인성, 성격, 자기회사에 적합한 지를 판단한다. 임원면접에서 개발능력을 물어볼 수도 있다. 현재 카카오는 4년 이상 경력직만 뽑는다. 또 직원이 잘하는 사람을 추천해 합격하면 일정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추천서 제도를 시행 중이다. 입사를 하게 되면 ‘카카오톡 행성에 이주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서를 받는다.

-기업 입사에 유리한 대외활동, 공모전, 혹은 도움이 되었던 활동은 무엇인가.

▲카카오는 동아리 네임밸류가 통하지 않는다. 어떤 동아리 멤버였다는 것보다 자신만의 활동 내역이 훨씬 중요하다.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ACM-ICPC)도 나갔었다.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쌓았던 코딩능력 및 문제해결 능력이 많은 도움이 됐고, 이를 밑바탕으로 개인적으로 개발한 프로젝트가 많았다. 단, 미완성된 프로젝트는 기술하지 않는 편이 낫다. 왜 완성을 못했는지등 어려운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면접 때 받았던 질문 중 가장 기억이 남는 질문은 어떤 것이 있었나.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자 중요한 질문인 “우리가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였다. 기술면접 때였는데 나는 이 질문이 무서웠고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이 회사에서는 저를 뽑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본인은 실무 경험도 없고 경력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신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고, 학습력이 최고의 장점이기 때문에 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근무환경 ‘직원은 이모티콘 공짜?

-카카오 직원은 유료 이모티콘이 무료인가.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 공통 질문인 것 같다.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직원이라도 캐릭터 인형이나 이모티콘도 다 돈을 주고 사야한다.

-회사에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나는 현재 카카오랩 소속으로 카카오랩의 이름을 달고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개발자는 딱히 정해진 스케줄대로 일과를 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자의 일에 맞춰서 스케줄을 조정한다. 카카오는 협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의를 자주 한다. 고정 회의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있는데, 이때 여러 부서의 직원들이 모여 내용을 공유한다. 일에 차질이 없다면 여가생활을 즐길 수도 있고, 야근은 업무가 밀리면 본인이 알아서 결정한다.

-회사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궁금하다.

▲팀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다른 회사에서 넘어온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조금은 분위기가 경직된 팀도 있다. 하지만 우리 팀은 팀워크가 좋고 연령대도 비슷해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서버가 다운됐을 때는 주말이라도 급히 ‘출동’하는가.

▲출동은 아니지만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바로 복구 작업에 돌입한다. 어떤 직원은 출근시간에 서버가 다운돼서 바로 집으로 돌아가 작업하다가 3시에 출근한 적도 있다. 본인은 서버 개발자이기 때문에 항시 노트북을 지참하고 서버가 터지면 언제든지 복구할 준비를 해놓는다.

-반드시 가져야 하는 자질을 꼽는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다른 팀과 협업을 위해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 기능 개발을 위한 인내심, 자발성, 적극성,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카카오에 입사를 꿈꾸는 20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 역시 수많은 면접에서 떨어졌다. 그래도 나의 실력을 믿었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 도전했다. 끊임없는 도전의 끝에서 얻은 것이 카카오 입사라는 결과물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로부터 배우며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