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700억원 규모로 의료정보시스템을 수출한다. 한국형 의료정보시스템이 대규모로 해외 수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중동 지역에서 한국형 의료정보시스템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와 병원정보시스템 수출 계약에 관한 기본협약에 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컨소시엄은 국가방위부와 공동으로 합작회사를 설립, 중동지역을 대상으로 병원정보시스템을 수출한다.
분당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 컨소시엄은 먼저 사우디아라비아 군병원을 대상으로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 5개 지역 내 총 3000여 병상 규모로, 6개 병원이 해당된다. 기존 전자의무기록(EMR)시스템 등 의료정보시스템 고도화와 모바일 기반 의료정보시스템도 갖춘다. 사업이 완료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전국 공공 의료시설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업 수주는 대형 종합병원과 IT기업, 정부의 공동 노력 결실이다. 컨소시엄은 분당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 이지케어텍 등이 참여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 KOTRA 등 정부기관도 적극 지원했다.
컨소시엄을 이끈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은 “분당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산출물을 적극 활용,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구현했으며 복지부와 KOTRA 등 유관 기관도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오래 전부터 중동시장 진출을 준비했던 미국과 유럽 업체를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된 점도 의미가 크다. 미국 HP와 GE헬스케어 등 상당수 다국적 기업이 지난 10년 동안 현지 투자를 통해 높은 관심을 가져왔다. 하지만 의료진을 대거 포함시킨 컨소시엄 구성과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SK텔레콤을 내세운 컨소시엄이 이들 업체를 따돌렸다.
중동 의료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최근 중동지역 국가들은 오일머니를 활용, 공공보건 선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합작회사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을 대상으로 적극 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5년 내 3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중동은 세계 IT업체의 각축장으로 이곳에 구축사례를 확보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유기적으로 협력해준 SK텔레콤과 이지케어텍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이 보유한 ICT와 해외 마케팅 경험 등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은 2013년 미국의료 정보경영시스템학회 등이 인정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SK텔레콤은 헬스케어 사업을 회사 신성장동력으로 선정, 스마트병원 솔루션,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개발 등을 추진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