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8월부터 `모바일 디지털 통장` 발급한다...종이통장은 점진적 폐지

우리은행(행장 이순우)이 종이통장 대신 모든 전자금융거래가 가능한 ‘모바일 디지털 통장(가칭)’을 개발, 금융당국의 보안성 심의를 거쳐 8월부터 발급을 시작한다. 금융거래의 대표적 매개체였던 종이통장은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기존 종이 통장을 순차적으로 폐지하고, 이를 대체할 모바일 디지털 통장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일반 창구에서 발행하는 예·적금 통장은 물론이고 청약 통장, 주택담보대출 통장 등 실물 통장 수백여 종이 교체 대상이며, 민감한 금융정보 보안을 위해 인감증명까지 스캔화 작업을 통해 전산연동에 착수했다. 모바일 디지털 통장 하나로 오프라인 창구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종이 통장에 익숙한 중장년층과 모바일 기기 사용을 꺼려하는 고객을 위해 두 가지 버전으로 디지털 통장을 발급한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통장정리 기능과 실시간 조회만이 가능한 통장과 모든 전자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통장으로 이원화했다. 조만간 우리은행 전용 모바일 디지털 통장 브랜드의 공모 작업에도 착수한다.

우리은행은 8월 상용화를 위해 종이통장과 연동되는 플랫폼을 모바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전산작업을 벌이고 있다. 2년전 독자 디지털 통장 전자금융거래 플랫폼 개발에 착수해 현재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7월 초 디지털 통장 개설을 위해 금융당국의 보안 심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상용화 시점은 8월 초다.

우리은행은 이 디지털 통장에 기존 오프라인 통장 기능뿐만 아니라 모바일 전자금융거래 기능까지 구현할 방침이다.

모든 뱅킹서비스와 전자금융거래를 모바일에 담긴 통장 하나로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통장의 ATM 등에서 NFC(근거리무선통신) 등의 기술을 활용, 실제 돈을 입출금 할 수 있다. 각종 공과금과 계좌이체, 인감증명이 필요한 민감한 금융 서비스까지 오프라인 창구와 동일하게 받을 수 있게 플랫폼 연동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본인인증이 필수인 청약 통장 등 인감 증명이 필요한 경우, 스캔 전산 작업 등을 통해 모바일 통장에 인감 기능까지 모두 구현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이 추진 중인 모바일 디지털 통장은 이전 출시된 전자통장(모바일 통장)과 차이가 있다. 기존 전자 통장은 모바일 전용 금융상품과 연동한 부가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금리인하와 자신의 오프라인 통장 내역 등을 정리해주는 보조 서비스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모바일 통장 하나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기존 모든 오프라인 통장을 모바일로 대체하는 개념”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실물통장을 완전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8월, 신규 통장 발급 고객부터 디지털 통장 발급을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