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탄생한 코넥스시장이 7월 1일로 출범 1년을 맞았지만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넥스시장 상장기업 수가 55개사로 출범 당시 21개사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집계했다. 시가 총액은 1조1815억원으로 시장 생성 당시 4689억원에 비해 역시 갑절 이상 증가했다. 1년 간 12개 상장기업이 486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상장기업 대부분이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기술성장 분야의 중소 벤처·이노비즈 기업이란 점을 금융당국은 높이 평가했다. 바이오 기업이 10개, 소프트웨어 기업이 9개, 반도체 기업이 5개, 자동차 부품 기업이 3개, 친환경 에너지 기업이 2개다. 금융위는 “소규모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주식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자 매매 비중은 늘어나 59.5%다. 유관기관 공동펀드(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한국금융투자협회, 한국증권금융 등) 매수 비중이 낮아지고 매도 실적이 발생하는 투자회수도 일부 일어났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에 근거하면 1년 전 대비 외형적 성장은 분명하다. 문제는 성장세의 급격한 위축이다.
올 상반기 일 평균 거래량은 3만7000주, 거래대금은 2억60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평균 6만1000주, 3억9000만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6월 들어 1일 평균 거래량이 4만9000주로 반등했지만 지난 4월엔 1만9000주, 1억6000만원으로 쪼그라들기도 했다. 금융위는 “거래규모가 미흡하지만 코넥스 시장의 특성상 거래량·거래액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신규 상장도 부진할 뿐더러 자금조달은 늘었지만 공모 방식으로 이뤄진 조달은 2건이 실시한 30억원에 불과했다. 금융위는 “하반기 코스닥 이전 상장이 가시화되면 공모 등 다양한 방식의 자금조달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투자 위험을 고려해 3억원이상 예탁하지 않은 개인은 참여할 수 없게 한 것이 시장 활성화를 제한했다고 본다.
금융당국은 코넥스시장 침체 탈출에 소매를 걷었다. 금융위·거래소는 30일 “전문가가 운용하는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예탁금 규제를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완하하고 일반 투자자의 코넥스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카드를 내놨다.
상장 활성화 노력도 강화한다. 중소기업 정보를 보유한 벤처캐피탈(VC)와 지정자문인 간 연례협의를 열고 공식 채널을 만든다. 신속이전상장제도에 따른 코스닥 이전상장을 지원하고 성공 사례도 발굴한다.
금융위는 “정책금융기관 및 VC 등의 코넥스펀드 조성 투자를 유도하고 매매수량 단위를 유가·코스닥 시장과 동일하게 100주에서 1주 단위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코넥스 시장 일 평균 거래동향 (단위: 만 주, 억 원)>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