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전력계획 내년으로 늦춰질 듯...기존 발전설비 몸값 치솟는다

2029년까지 국가 발전설비 건설 계획을 담을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이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설비증설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기존 계획설비의 몸값도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1일 산업부 관계자에 따르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시기를 놓고 내년 발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충분한 예비전력으로 수급상황이 안정적인데다 지난해 6차 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발전설비 계획이 이미 충분히 잡혀있는 만큼 굳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7차 계획에 대한 정부의 속도조절은 어느 정도 예상돼왔다. 발전 업계에선 6차 계획 수립 당시 과도예측과 특혜의혹 등이 제기됐던 만큼 7차 계획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점쳐졌다.

노후 원전도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6차 계획기간인 앞으로 2027년까지 수명이 종료되는 원전은 모두 8기로 설비용량으로 따지면 7GW 설비에 달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노후 원전에 대해 추가 원전 신설로 갈지, 석탄 및 LNG 등 대체 발전설비로 갈지도 방향을 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7차 계획을 발표하려 해도 노후 원전에 대한 대책 마련이 늦으면 내년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발전설비 계획이 속도조절에 들어가면서 기존 발전소의 몸값은 치솟을 전망이다. 시기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새롭게 건설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줄면서 5차와 6차 계획에 반영된 설비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발전사업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포스코에너지가 인수작업을 진행 중인 동양파워가 대표적이다. 동양파워는 입지여건상 유연탄과 냉각수 공급여건 문제로 가치가 낮게 평가됐지만 한차례 인수를 포기했던 두산중공업이 입찰경쟁에 다시 뛰어드는 등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인수가격도 3000억원대에서 저울질되다 최종적으로 4000억원대 이상 금액에 포스코에너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경영혁신 차원에서 발전공기업들이 투자한 발전설비들도 매물로 나오고 있다. GS에너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올라선 한국서부발전의 동두천드림파워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석탄화력발전소인 동부발전당진이 매물로 나와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전력수급 상황과 2027년까지의 설비계획을 감안할 때 7차 계획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며 “좀 더 여유를 갖고 다양한 변수를 신중히 검토해 내년 초 정도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7년까지 수명 종료 원전>


2027년까지 수명 종료 원전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