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 양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각 지역 개별 SO를 인수·합병(M&A)하며 덩치를 키웠지만 가입자 수 유지에 애를 먹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 가입자가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IPTV, 위성방송 등 경쟁 유료방송사업자로 이탈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동통신사업자의 저가 결합상품 공세가 격화되면서 발목을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 경기, 대구, 전남, 전북 등 각 지역에서 개별 SO를 인수하면서 공격적 행보에 나선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의 가입자 수가 올해 들어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매월 집계·발표 하는 MSO별 가입자 수 현황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지난해 10월 전월(SO 21개사, 393만106대) 대비 무려 13만대가 늘어난 406만4211대를 가입자로 확보했다. 지역 SO를 인수하면서 기존 가입자를 자사로 흡수한 덕분이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지속적 하락 추세를 보이며 12월 403만대로 떨어졌다. 올해 4월 가입자 수는 404만7602대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으로 반년 만에 1만6609대 가입자가 경쟁업계로 이탈하거나 CJ헬로비전이 제공하는 케이블TV 시청을 중단한 셈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산 상 오류로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가 보유한 가입자 1만4273대가 누락돼 4월 가입자 수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케이블TV협회에 수치 조정을 요구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업계 2위 MSO 티브로드도 상황도 비슷한 처지다. 지난해 8월 보유 SO를 기존 21개에서 23개로 늘린 티브로드는 가입자 수 334만6856대로 조사됐다. 하지만 올해 4월 기준 가입자 수는 333만9766만대로 집계되며 7000대가량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유료방송 플랫폼이 다양화하면서 업계 간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이탈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스마트TV 등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업자가 ‘공짜 TV’ 마케팅 전략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사업자가 자사 모바일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방송 상품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면 케이블TV에서 가입자 이탈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각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지속돼 시장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업자의) 보조금 과다 경쟁이 저가 상품을 고착화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공짜 마케팅을 지양하고 서비스별 할인율을 명시해 업계 간 공정경쟁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티브로드 가입자 수 현황(단위:개, 대) / 자료: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입자 수는 대수 기준)>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