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가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규제 군살 빼기’에 나선다. 안전·환경·연구개발·수출입 등 사업 전반에 걸쳐 고쳐야 할 규제를 선정해 공통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2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국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 개혁 과제를 발굴하고, 업계 의견을 담은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협회는 최근 규제 개혁 과제 리스트를 만들어 회원사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과제 리스트는 △연구개발(R&D)·조사 △안전 △환경 △노무·조직 △수출입 △국내외 물류 등 6개 분야에 걸쳐 총 36개 과제로 구성됐다. 반도체협회는 앞서 회원사들로부터 개선 요구가 많았던 사안을 바탕으로 과제를 도출했다.
R&D 분야에서는 정부 과제 참여기업 유형에 따른 민간 부담금 비율 개선이 포함됐다. 정부 R&D 과제에 대기업이 수요기업 등의 자격으로 중소·중견기업과 함께 참여하면 민간 부담 비율이 동반 상승해 중소기업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안전 관리 과제로는 기업 부설 연구소에 대한 안전관리 이중 규제 완화 내용이 들어갔다. 기업 부설 연구소가 ‘산업안전보건법’과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중복 규제를 받고 있어 개선 조치가 필요한 사항으로 꼽혔다.
이밖에 안전·환경 관련 과제로는 △유해 위험 방지 계획서 제출 대상 물질 및 인허가 기간 단축 △안전밸브 전·후단 차단밸브 설치 금지 관련 기준 완화 △에너지 관리 불합리 중복 의무 이행사항 단일화 등이 언급됐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유해화학물질 인허가 처리 기관 이원화로 인한 업무 처리 기간 증가 우려도 제기됐다.
반도체협회는 3일까지 회원사 의견을 수렴한 후 과제별 개선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대부분 사안이 여러 부처와 연관되고 단기간 해결이 어려운 만큼 일회성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제도 개선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사안별로 각 회원사의 요구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업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국내 반도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규제 개선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반도체산업협회>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