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산업은 한물 간 사양 산업이 아닌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일본이나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도 최근 첨단 섬유패션산업을 최고의 부가가치산업으로 인식하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용 섬유산업 등을 필두로 섬유패션산업을 ‘제2의 반도체산업’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섬유산업은 그 자체뿐 아니라 첨단 소재산업으로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섬유패션산업은 우리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산업이다. 매년 무역의 날 시상하는 수출의 탑은 1973년 당시 한일합섬이 최초 1억달러 수출을 돌파한 것을 기념해 만들어졌을 정도다. 이후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에 수출 주역의 자리를 넘겨줬다.
실제로 아직도 섬유패션산업을 떠올리면 의류, 패션에 치우쳐 사양 산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섬유산업은 우리 주력산업인 소재산업이다.
최근 섬유산업이 최첨단 기술이 융·복합되며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경량화, 고강도 등의 특성을 가진 섬유 소재는 기존 소재를 대체해 기계, 자동차, 항공 등의 다양한 산업에 활용된다.
BMW의 신형 전기자동차 I3은 100% 탄소섬유로 구성됐다. 탄소섬유가 경량화는 물론이고 고강도 재료로 자동차 산업 경쟁력의 핵심 중 하나로 부각된 것이다.
국내서도 섬유산업은 융·복합을 화두로 섬유의류만이 아닌 기계, 자동차, 항공 산업 등에 적용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방탄복, 타이어 등에 쓰이는 아라미드 섬유와 항공기 날개, 자전거, 테니스 라켓 등에 활용되는 탄소섬유 등의 슈퍼섬유는 철보다 가볍지만 단단하고 불에 잘 타지 않는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
섬유패션업계에 따르면 아라미드 섬유 시장 규모는 현재 2조~3조원에서 활용도가 커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탄소섬유도 현재 2조원대에서 오는 2020년 5조원대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 세계 산업용 섬유시장은 2015년 1905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 역시 16조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또 슈퍼섬유, 웰빙섬유 등을 포함하는 신 섬유시장 규모는 오는 2015년 세계적으로 627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신 섬유의 연평균 성장률은 15.7%로 일반섬유(5.1%)의 3배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의류용 섬유는 의류용대로 고부가가치화 및 글로벌 브랜드화를 통한 고급 제품으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산업용 섬유는 철강, 플라스틱, 화학소재 등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하는 첨단 소재의 하나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섬유는 자동차·조선·전자 등의 핵심소재로 다른 기간산업과 융합, 성장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우리가 첨단 섬유산업을 육성해야하는 것은 차세대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