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출근길에 즐겨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 늦잠을 자서 지각하는 사람들을 DJ가 전화로 깨워주는 프로그램이다. 회사에서 내로라하는 지각대장들이 사연을 직접 보낸다. 모닝콜을 해주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겠다는 등 시간을 아껴서 생산적인 일을 하겠다는 구구절절한 사연이 대부분이다.
일어나야 되는 이유가 정말 많지만 정작 전화를 받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늦잠을 자는 이유는 간단하다. 생산적인 일보다 자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에 늦잠을 잔다. 눈 한번 뜨면 되는 변화에도 고통이 수반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청취자들은 일어나지 못하는 이를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웃고 만다.
눈만 뜨면 되는 일도 어려운데, 돈과 시간이 드는 분야에서 문제점을 고치는 결단력을 갖기는 오죽하랴. 더욱이 주체가 개인이 아닌 단체로 범위가 넓어지면 탁상공론에 치우쳐 결단력은 저 멀리 사라진다.
문제점을 바로바로 고치는 결단력 있는 국가가 있다. 바로 ‘안 되면 되게 한다’는 중국 정부다. 이번에는 전기차 인프라 시장이다. 중국 정부는 2017년까지 베이징에 1만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만든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을 시작으로 점차 중국 대도시에 전기차 충전소를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차세대 자동차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부족한 충전소 때문에 전기차 시장 성장은 가로막혔다.
중국 정부는 과감하게 일어나 문제점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라 뚜렷하게 시장을 리드하는 국가나 기업이 없다. 중국이 전기차 산업 육성에 더욱 매달리는 이유다. 이번 정책은 문제점을 ‘뻥 뚫는’ 결단력 있는 해결책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중국시장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도 전기차 시장의 걸림돌로 불리는 충전소 구축을 위해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달콤한 잠만 자다가는 전기차 시장 선두자리를 뺏길 수밖에 없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