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업 다이슨(Dyson)이 먼지봉투없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필터없는 청소기’를 내놨다. 다이슨은 3일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이슨 시네틱’ 싸이클론을 적용한 신제품 유선 진공청소기 DC52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DC52는 먼지봉투와 필터를 교체하지 않아도 추가적인 유지관리가 필요 없고, 오랜 기간 사용해도 흡입력을 잃지 않는다. DC52에는 54개의 다이슨 시네틱 싸이클론이 빽빽하게 배치됐다. 싸이클론은 크기가 작을수록 더욱 강력한 원심력을 만들어 더 작은 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먼지에 막힐 위험이 높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다이슨은 진동하는 팁(tip)이 달린 싸이클론을 개발해 구멍에 먼지가 달라붙는 것을 막았다. 이 팁 덕분에 곰팡이, 박테리아와 같은 0.5미크론 크기의 미세먼지까지 잡아낼 수 있게 됐다.

다이슨은 일반 가정에서 10년 동안 청소하는 먼지의 양을 계산한 다음 같은 양의 먼지를 이 청소기로 흡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필터 유지관리 없이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흡입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은 “먼지봉투를 없애 흡입력을 잃어가는 청소기의 문제를 해결했지만 필터를 세척하거나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하는 것은 골칫거리로 남아 있었다”며 “미세먼지 분리력으로 사용자들을 귀찮은 필터관리에서 해방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슨은 이날 DC52의 소형 제품인 DC63도 같이 출시했다. 품질보증기간은 5년이고 가격은 각 DC52 머슬헤드 129만원·터빈헤드 139만원, DC63 터빈헤드 109만원·터빈헤드 프로 129만원이다.
◇미니인터뷰-매트 스틸(Matt Steel) 다이슨 수석 디자인 엔지니어

“특허 제도가 제대로 돌아가서 보호되길 바란다.”
21년 전 먼지봉투없는 청소기로 시장에 획기적인 바람을 일으킨 다이슨이 ‘필터없는 청소기’로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는 제품을 내놨다. 매트 스틸 다이슨 수석 디자인 엔지니어는 “먼지봉투없는 청소기가 첫 혁신이었다면 이번은 두 번째 획기적인 이정표로 필터까지 없는 청소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방제품에 대한 우려는 존재했다. 다이슨은 삼성전자와 ‘청소기’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국내외에 청소기 모션싱크를 출시하자 다이슨은 삼성전자 청소기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영국고등법원에 제소했다. 이후 다이슨이 소송을 취하했지만 삼성전자가 서울중앙지법에 1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 제품과 비교하거나 법률적 문제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이번 제품을 위해 2000개의 시제품이 만들어졌고 약 129억원이 투자됐다”며 “우리의 특허가 제대로 보호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이슨의 두뇌라 불리는 RDD(Research, Design and Development) 센터는 영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3곳에 있다. 이 곳에서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은 기술을 개발하고 시제품을 만드는데 몰두하고 있다. RDD에는 매주 250만파운드(약 43억7000만원)가 투자되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