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본격적으로 열린 정보의 바다 ‘인터넷’, 2000년대 내 손안의 컴퓨터 ‘스마트폰’ 등장은 사람들의 생활 패턴과 사회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리고 지금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포괄하는 ‘ICT’가 우리 사회 전체의 핵심이 돼 작동하고 있다. ICT는 2013년 우리나라 GDP의 12%, 수출은 전체 수출의 30.3%를 점했으며, 무역수지 흑자 886억달러를 달성하는 등 ICT가 아니었으면 역사상 가장 큰 폭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ICT 비중이 커져가고 있다.
창조경제는 창의적 아이디어, 상상력과 과학기술 그리고 ICT가 결합된 창의적 자산을 바탕으로 창업·신시장·고용을 창출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성장전략이다. 인터넷이 모바일까지 확산돼 공급과 수요, 생산과 소비, 정책과 시장이 다양화되고 고도화됐지만 그 간격은 더욱 유연해졌다. ICT를 통한 융합은 출퇴근 지하철·거리 등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TV 시청·정보검색·업무 처리 등 사회 전체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ICT 발전은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발전과도 맞물려 있다. 의료, 조선, 자동차, 교육, 문화, 복지, 공공, 디자인, 인문, 경영 등이 ICT와 접목된 융합을 가속화함으로써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 사례에서 보듯이 ICT 융합을 통해 세계 산업계의 지형을 바꾸었고, 우리나라에서도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ICT 기반의 융합이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5월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기본계획’ ‘사물인터넷 기본계획’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네트워크 장비산업 상생발전 실천 계획’ 등의 심의 확정은 ICT 기반의 융합이 국가 경제 발전에 주요 원동력임을 재확인했다.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2014 ITU 전권회의에서 ‘ICT와 타 산업 간의 융합’을 주요 의제로 제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사물인터넷(IoT)을 보자. ICT를 중심으로 모든 사람, 기기, 산업, 국가가 연결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가 본격화될 것이다. 인터넷 연결 사물 수는 2013년 26억개에서 2020년에 260억개로 늘어날 추세고, 국내 시장규모도 2013년 2조3000억원에서 2020년 2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에 의해 생성되는 수많은 사물간의 상호작용정보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생산하게 되며 이로써 형성되는 빅데이터는 귀중한 정보간의 지능을 만들어내 사물인터넷의 스마트화를 더욱 가속시킬 것이다.
ICT 융합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는 시점에서 제언하고자 한다. 1865년 영국의 적기조례(赤旗條例, Red Flag Act)는 기술 발달을 사회적으로 수용하는 데 소홀히 했다면, 지금은 기술의 발달을 인간다움을 구현하는 데 연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기술의 발전 수용단계마다 인간다움을 저해하고 훼손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항상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프랑스의 파비엔 구 보디망은 “미래에 유토피아 세상이 펼쳐지려면 지금의 젊은이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며 인간다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ICT가 발전될 때마다 인간중심의 사회는 항상 강조돼 왔다. 컴퓨터, 정보화, 스마트폰 등 지금까지 발전돼온 ICT는 분명히 인간의 편리함을 위한 것이었다. 인간중심으로 그 편리함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는 오롯이 우리 몫이다. ICT 발전이 인간 중심의 환경을 만들 때 비로소 우리는 안전하고 따뜻한 사회를 맞이할 수 있다.
황중연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부회장 jyhwang@fic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