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74>CEO의 착각(4)인기 있으면 좋은 경영자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407/580831_20140703161109_010_0001.jpg)
현대 정치인들은 공약 개발과 실천보다 대중 매체를 통한 이미지 선거에 열을 올린다. 투표로 선출하는 민주주의 방식의 한계다. 창업가들 역시 직원이나 대중에게 인기가 있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한참 빗나간 생각이다. 이해관계자의 의사를 반영하고 조율은 해야 하지만 경영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모든 창업가는 ‘좋은 CEO’이고 싶어 한다. 당연히 CEO는 선하고 정직해야 하지만,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하는 일은 종종 옳지 못한 일이 된다. 창업가들은 연예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절제해야 한다. 투자심사나 상장심사는 인기투표로 결정하는 게 아니다. 좋은 관계가 약간 도움이 되지만 그것이 허상이라는 사실을 빨리 깨달을수록 진짜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조직의 리더는 생산적인 불일치를 견디기 힘들어 한다. 대신 순탄한 회의 과정과 불만 없는 결정을 하고 싶어 한다. 평화는 좋은 것이긴 하지만 의사결정에서는 암적 존재다. 관료출신 국무총리가 스스로 ‘전국에 호형호제가 2만명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많은 친구를 사귀고 적을 만들지 않는 인내심과 지혜는 존경할 만하지만 그러느라 희생했을 업무의 효율과 합리성을 생각하면 그것은 자랑이 아니라 죄악이다. CEO는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맡겨진 회사를 책임감 있게 발전시킬 청지기적인 임무를 받은 사람이다. 선택 때문에 오는 이해관계의 불일치와 고통을 기꺼이 감당해야 한다.
체면 때문에 실수나 실패의 위험이 있는 의사결정을 미루거나, 피하고 안전한 결정을 한다. 스스로 틀린 것을 인정하지도 않고, 책임지지도 않으며 직원의 책임도 묻지 않는다. 친구로서는 좋은 자질일지 모르겠지만 창업자나 경영자로서는 착하지만 최악의 자질이다.
정치인이나 관료의 선심성 행정을 비판하면서도 CEO도 선심성으로 보너스나 복지 정책을 결정한다. 좋은 복지로 직원에게 선심을 썼더라도 만일 회사가 어려워지면 주변 사람들과 직원들은 ‘회사 경영이나 제대로 잘하지, 잘난 척하느라 엉뚱한 곳에 돈을 쓰고 망해서 죄 없는 직원들 길거리 나앉게 만들었다’고 욕할 것이다.
CEO가 줄 최고의 복지는 수영장이나 탄력 근무시간제 등과 같은 인기성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오래 고용하고 승진시킬 성장이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