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융합SW클러스터, 기존 산업과 밀착해야

정부가 경기 판교, 인천 송도·제물포, 부산 센텀 지역을 소프트웨어(SW)융합 클러스터로 지정했다. 이에 앞서 지역특화발전 프로젝트로 뽑힌 대구 SW융합클러스터와 아울러 지역 창조경제 전진기지다. 정부는 새 SW융합클러스터에 매년 20억 원씩 5년간 총 100억 원을 연구개발(R&D), 사업화, 해외 진출, 전문인력 양성 등에 지원한다.

SW 융합클러스터는 SW융합 산업을 육성하고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 새 시장과 산업, 그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SW기업이 모여 있으며 융합할 산업이 이미 발달한 곳이 적합하다. 판교, 센텀, 송도·제물포 이런 입지가 있다고 보고 선정됐다. 클러스터 지정과 동시에 더 많은 SW 기업을 불러 모을 것으로 기대됐다.

기업만 몰려 있다고 융합 성과까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역 특성에 맞는 SW융합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 모델도 만드는 클러스터가 활력이 있으며 자생적 동력도 얻는다. 하지만 클러스터 간엔 뚜렷한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 네 클러스터가 지향하는 융합 분야에 비슷한 게 많다. 제각각 모든 융합 분야를 망라하면서 특색을 잃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당장 유행할 분야에 죄다 몰릴 가능성도 있다. 집중효과라는 클러스터 취지 자체를 흩뜨려 놓는 결과로 이어진다. 시작 단계이나 이러한 역기능까지 고려한 조치를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클러스터간 선의 경쟁을 하되 특정 융합 분야에 강점이 보인 클러스터가 나오면 해당 지원을 몰아주는 것도 방법이다.

융합SW클러스터는 무엇보다 현 산업계 고민을 푸는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전통산업이든 첨단산업이든 하드웨어만으로 부가가치 창출과 혁신에 한계를 느낀 기업들이 SW융합에 기대를 건다. 클러스터는 이러한 기업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당장 오지 않을 미래 시장 개척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클러스터라면 산업계 외면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이 사업은 실패로 끝난다. 산업계 현실 문제 해결이 곧 융합SW 개발의 출발점이다. 클러스터를 지원하는 중앙과 지역정부 모두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