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이니지가 차세대 광고매체로 떠오르면서 LG전자가 상업용 사이니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광시야각 IPS 패널이 사용된 대형 사이니지를 서울 강남 일대에 잇따라 납품하며 디스플레이 기술을 TV, 스마트폰 등 B2C뿐 아니라 B2B 분야에서도 발휘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월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무역센터 연결통로와 3월 강남역 10·11번 출구에 자사의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기존의 고정형 사진 광고판 대신 동영상 광고가 가능해 더욱 다양하고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미디어 터널’로 이름 붙여진 삼성역 무역센터 연결통로에는 풀HD(1920×1080)급의 55인치 사이니지 126대가 27m에 걸쳐 설치됐다. IPS 패널이 쓰인 55WV70BS 모델이다. 하루 10만명 이상 오가는 연결통로 양 옆으로 사이니지가 설치돼 광고 몰입감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기존 고정형 사진 광고판은 지나치면 그만이었지만, IPS 패널의 특징인 광시야각 극대화로 어느 각도에서도 광고에 노출돼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강남역에 설치된 사이니지는 직사광선과 외부 충격에 강한 55WV70MS 모델이 쓰였다. 지하철역 출입구 특성상 빛과 먼지 등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외부 유해물질에 노출되는데 IPS 패널은 110도의 고온에서도 화면이 검게 변하는 흑화현상이 없다.
빛의 난반사를 막는 샤인아웃 기술을 적용해 햇빛 아래에서 선명한 화면도 볼 수 있다. 한남대교 방향 두 출입구에는 각 9개의 사이니지가 하나로 묶여 24시간 고화질의 광고를 선보인다. 두 역에 설치된 사이니지는 5.3㎜의 베젤로 마치 하나의 디스플레이처럼 느껴지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역에 사이니지를 설치한 광고업체 관계자는 “공간활용 극대화가 효율적인 광고의 관건인데 사이니지를 이용하면 효과가 크다”며 “기존 고정형 사진 광고보다 광고주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LG전자는 IPS 패널의 장점을 살려 상업용 사이니지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2000년대 후반 초기 사이니지 시장에서 지적됐던 빛, 먼지 등 외부 유해물질과 충격에 약한 내구성이 해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USB와 HDMI, DVI 등 여러 기기를 이용해 간편한 콘텐츠 재생도 할 수 있어 범용성도 높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이니지 전 모델에 IPS 패널을 적용해 터치형 사이니지, 사이니지 전용 플레이어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 사이니지 시장 규모는 올해 150억달러로 전망되며 국내 시장은 내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