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10명 중 9명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감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범죄 혐의가 있는 위험한 인물에 대해서만 정보를 수집했다는 공식 입장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7일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NSA가 비밀리에 수집한 개인정보 10개 중 9개는 본래의 목표인 해외 도청 대상자가 아니라 주로 미국에 거주하는 불특정 다수 인물정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NSA의 비밀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NSA 수집 이메일 및 온라인 기록을 약 4개월간 조사한 결과 전체 90%가 본래 도청 대상자가 아닌 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NSA가 수집한 정보 중 절반 정도는 이름과 이메일 주소, 기타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었다. 1600만 건의 이메일 주소와 개인이 인스턴트 메시징 앱을 통한 채팅 내용, 1만1000개의 계정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주고받은 이메일과 7900건의 공유된 파일이 그 대상이다.
이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파일에는 이름, 이메일, 미국 시민임을 증명하는 거주지 주소 등이 포함돼 있다. NSA는 6만5000개의 레퍼런스, 워싱턴포스트는 약 900개의 레퍼런스를 찾았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당 파일에는 해외 비밀 프로젝트에 대한 새로운 소식, 적성국가 간 거래, 미국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한 공격적인 침입자를 확인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의심할 만한 내용이 없었고 일반인 사이의 정치적인 논쟁, 재정적 어려움, 종교, 연애 등의 주제가 광범위하게 다뤄졌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미 행정부는 이 같은 ‘부수적인 정보 수집’ 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어 대규모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덧붙였다.
한편 미 정부는 ‘해외정보감시법(FISA)’ 702조에 따라 미국 외 거주자들의 이메일, 소셜네트워크,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 정보를 수집하는 프리즘 프로그램을 허락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등 주요 IT기업의 사용자 계정에서 정보를 수집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