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은 지금]<3>무인항공기 시장과 전망

미 연방항공국(FAA)이 무인항공기 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군사용 무인항공기부터 아마존 드론까지 조종사가 없는 항공기는 어디까지 날 수 있을까.

항공우주연구원이 2011년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기 사진:항공우주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이 2011년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기 사진:항공우주연구원

◇무인항공기 산업, 고공비행 중

무인항공기 시장은 무섭게 성장 중이다. 미국 방위컨설팅사 틸 그룹은 무인항공기 시장 규모를 2013년 66억달러(약 6조6607억2000만원)에서 2022년 114억 달러(7조7708억4000만원)로 내다봤다. 무인 항공기의 인기 요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이 직접 해오던 일을 빠르면서도 정확하게 무인 비행기가 대신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무인기 시장은 대부분 군수용에 치중돼 왔다. 민간 시장이 크기 위해서는 법 규정이 변경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민수 시장은 미미하다. 심현철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무인항공기 시장은 아직까지는 군사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민간 무인기의 상업적 사용은 법 규정이 만들어져야 되기 때문에 민수시장은 법적으로 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무인기 시장 역시 군수용이 이끌고 있다. 티어그룹의 2012년 세계 무인기 시장 예측조사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무인기 시장은 군 수요에 의해 주도될 전망이다. 2025년까지 국내 무인항공기는 군수용으로 1300여대의 무인항공기, 민간용으로 약 1700여대의 농업·산불 감시용 무인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민간용 무인기 시장은 2020년 경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무인항공기 시장을 끌고가는 국방용 무인항공기

군수용 무인항공기 산업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앞서간다. 미 국방부는 무인항공기 구매 예산을 점차 늘리고 있다. 미국은 9.11사태 이후 전쟁에 무인기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2005년 전체 미 군용기 중 무인기 비율이 5%였지만, 2010년 무인기 비율은 41%를 차지했다. CNBC에 따르면 보잉, 록히드마틴 등 방산업체들은 스캔이글(ScanEagle), 유클래스(UCLASS) 등 차세대 무인기를 개발 중이다. 보잉의 자회사인 인시투가 개발한 스캔이글은 비행시간만 80만 시간이 넘는다. 스캔이글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정찰임무에 쓰였다.

이스라엘은 무인기와 무인기 관련 기술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다. 국영기업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은 전 세계 20여개 국가에 드론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무인항공기 기술도 상당하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2009년 ‘무인기 시장 트렌드와 전망’에서 한국이 무인기 기술보유국 최고 수준인 1군(Tier 1)에 속한다고 밝혔다. 항공우주연구원이 2011년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기는 헬리콥터처럼 하늘로 날아오르기 때문에 활주로가 필요없으며, 시속 250km에서 비행기로 변신한다.

◇아직 열리지 않은 민간 무인기 시장

민간 무인기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최근 FAA는 드론을 이용해 물건을 배달하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의 드론 배달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FAA는 취미나 오락 활동용 드론만 허용한다.

민간용 무인기가 허용될 움직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FAA는 지난달 영국계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드론 상업 활용을 처음으로 허가했다. 민간무인항공기 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시장의 한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기업이 무인항공기 개발 중이다. 아마존은 5년 내로 무인항공기 배달 서비스 ‘프라임 에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프라임 에어는 GPS가 달린 드론 ‘옥토콥터’가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물품을 싣고 고객의 집 앞까지 비행해 제품을 떨어뜨리고 돌아오는 서비스다.

구글도 2014년도 4월 태양열 무인 항공기 제작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했다. 구글은 인터넷이 되지 않는 지역에도 무인항공기를 활용해 자유롭게 인터넷을 제공할 계획이다.

<무인항공기 시장 현황과 전망 / 자료:틸그룹>


무인항공기 시장 현황과 전망 / 자료:틸그룹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