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원래 ‘나’를 위한 서비스다. 내가 듣기 위해 음원·CD를 사고 이어폰으로 혼자 듣는다. 언제나 역발상은 존재하는 법. ‘남’을 위한 음악도 존재한다. 휴대폰 컬러링, 싸이월드 미니 홈피 배경음악(BGM), 그리고 카카오뮤직이 그 예다.
“‘남을 위한 음악’이 산업적으로 성공한 곳이 우리나라입니다. 관련 서비스도 모두 국내에서 탄생했죠. 소셜에 기반한 카카오뮤직은 ‘혼자 듣는 음악’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나를 표현하는 음악’입니다. 월정액 스트리밍 일변도의 국내 음악 시장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자부합니다.” 조한규 카카오 콘텐츠사업부장의 말이다.
남을 위한 음악, 나를 표현하는 음악이란 설명답게 카카오뮤직에서 사랑받는 음악은 신곡 위주 기존 서비스와 다르다. 최신 히트곡보다는 누구나 좋아하고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른바 ‘스테디셀러’가 인기다. 팝송 판매율이 높은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카카오뮤직은 20일 만에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소셜과 음악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월 이용자(MAU)가 낮아 국내에선 역시 월정액 스트리밍 방식 외에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MAU 기준 상위권을 지키며 소셜기반 음악 서비스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상반기 평균 MAU 기준 카카오뮤직이 2위다. 카카오 내부적으로는 서비스가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1위 멜론과는 여전히 격차가 있지만 저가와 마케팅 경쟁 일변도인 월정액 스트리밍 시장에 무작정 진출할 생각은 없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무료 라디오 서비스는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월정액 스트리밍이든 무료 라디오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셜그래프를 활용한 유용한 접근법을 고민한다. 기업이 카카오뮤직에서 음악으로 대중과 만나는 채널도 곧 열릴 예정이다.
당장 카카오뮤직이 집중하는 건 뮤지션과 팬의 만남이다. 이승철과 신승훈, 장기하 등 유명 가수가 스타뮤직룸에서 팬과 활발하게 소통한다. 스타와 팬이 같은 음악을 공유하며 음악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카카오는 ‘카카오뮤직 파티’로 뮤지션과 팬의 오프라인 만남을 지원한다.
김홍기 카카오 콘텐츠사업부 매니저는 “라이브 공연 외 스타가 선곡한 곡을 함께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만남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은 “하반기 카카오뮤직을 통한 다양한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며 “소셜을 중심으로 음악 산업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 서비스 상반기 이용자 현황(단명:만명) / 자료:닐슨코리안클릭>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