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감도 터치 기술, 침체 빠진 터치스크린패널산업 구원투수 될까

스마트폰용 사파이어 커버
스마트폰용 사파이어 커버

공간 터치 등 고감도 터치 기술이 침체에 빠진 터치스크린패널(TSP) 산업에 구원 투수가 될지 관심이 쏠렸다. 우리나라 TSP 산업은 스마트폰 등장 이후 폭발적 호황을 누리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안방 시장 공략, 세트 업체의 단가인하 압력 탓에 부가가치가 거의 사라진 실정이다. 스마트폰에 고감도 터치 기술이 확산되면 TSP 산업뿐 아니라 후방 소재·설비 시장에도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애플 등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사파이어 커버를 개발 중이다. 애플은 5.5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아이폰6에 사파이어 커버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세대 스마트폰 개발을 위한 사파이어 커버를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기존 강화유리 대신 사파이어 커버를 쓰는 1차적인 이유는 표면 강도다. 사파이어는 현존하는 가공성 물질 중 강도가 가장 뛰어난 소재로 흠집이 잘 생기지 않고 내마모성도 뛰어나다.

그러나 스마트폰 업체들이 비싼 사파이어 유리를 쓰는 실제 배경은 고감도 터치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터치칩 업체들은 공간 터치 등 고감도 터치 기술을 스마트폰 업체와 공동 개발 중이다.

사파이어는 유전율 등 전기 특성이 매우 뛰어나다. 사파이어 커버에 적합한 칩을 개발한다면 터치 반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호버링(Hovering) 등 공간 터치 기술도 쉽게 구현할 수 있다. 호버링은 디스플레이에서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도 손가락 좌표를 인식하는 첨단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에 호버링 기능을 처음 적용했다. 그러나 성능 및 정확도가 떨어져 사용자들이 크게 활용하지 않고 있다. 사파이어 커버를 쓰고 고감도 터치 기술을 구현한다면 호버링 기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버링 기능이 개선되면 관련 게임·콘텐츠 시장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파이어 커버를 채택한 고감도 터치 기술이 확산되면 국내 TSP 산업에도 다시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은 아직 고감도 TSP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해 한국 업체들이 고부가가치시장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고감도 터치칩·TSP뿐 아니라 사파이어 등 소재·부품 국산화다. 특히 사파이어는 강도가 너무 높아 가공성이 떨어진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사파이어 커버 생산 수율을 올릴 수 있는 가공 기술이 잇따라 개발돼 상업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TSP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TSP 산업이 중국에 따라 잡힌 것은 기술 혁신에 소홀했던 탓”이라며 “아이폰6 출시를 계기로 터치 기술이 다시 스마트폰 핵심 기능으로 부각된다면 우리나라 TSP 산업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