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이하 판매" VS "비용산출 잘못" SKT-LG U+ 방통위 결합상품 조사에서 격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결합판매 시장에서 격돌했다. 하반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결합판매 시장이 새로운 통신 전쟁터로 떠오를 전망이다.

13일 관계 부처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 중인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유선 재판매 지배력 전이’ 조사에서 핵심 자료들을 제출하며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방통위에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재판매 위법여부를 가려 제재 해달라는 내용의 신고서를 제출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원가 이하 가격으로 유무선 결합판매 상품을 제공해 반경쟁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가 방통위에 제출한 이인호 서울대 교수팀 최근 연구에 따르면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스마트광랜(다이렉트) △스마트스피드 △스마트광랜 세 가지 상품을 재판매하며 회선당 평균비용보다 최고 3500원가량 손해보며 팔았다.

이 교수 팀이 추정한 해당 상품의 회선당 비용은 1만6367원인 데 반해 SK텔레콤 이동통신 상품과 결합 시 적용되는 유효가격(판매가격) 평균은 1만2800원이었다.

이 교수는 “판매가격이 비용보다 낮다는 것은 타 사업자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SK텔레콤이 시장 지배력을 전이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 50%를 보유한 SK텔레콤이 우월한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손해를 감수하며 가입자를 지키거나 뺏어온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즉각 반박했다. SK텔레콤은 방통위 측에 “LG유플러스의 유효가격 산출과 평균 비용 산출 과정에서 실제와 다른 마케팅 비용을 적용했고 자의적인 가정을 사용해 신뢰할 수 없다”며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SK군(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점유율은 24% 수준으로 큰 변동이 없다”고 소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시장 점유율이 0.6%포인트(P) 성장했다”고 반박했다.

통신시장 1위와 3위 사업자가 결합판매 시장에서 전례 없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까닭은 통신사 마케팅 전략 중심이 보조금에서 결합판매로 바뀌기 때문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은 10월을 전후해 △유무선 결합 △가족할인 등 가입자끼리 이통사를 통일할 경우 혜택을 대폭 늘린 신규 요금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단통법 등으로 휴대폰 보조금 마케팅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기존 가입자를 묶는 전략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정부는 SK텔레콤이 최근 결합 추가 시 혜택을 늘리는 신규 요금제를 신고하는 과정에서 LG유플러스와 KT가 ‘약탈적 요금제’라며 반발하자 이를 인가심사로 전환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방통위가 조사하는 상품이 정부 인가를 받은 요금제라는 점을 들어 반경쟁적 요소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전체적으로 가계통신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도 SK텔레콤이 ‘무혐의’를 주장하는 근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간 도매대가는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해 정부에 신고하고 있으며 유·무선 결합 요금상품 역시 정부 인가를 거쳐 출시했다”며 “이는 공정위 심결을 통해서도 확인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상품 서비스 중심으로 마케팅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이용 형태에 맞춘 유·무선 결합상품 혁신에 힘 써왔다”며 “결과적으로 유·무선 결합상품은 가계통신비 절감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는 “현재 방식의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결합판매는 경쟁 사업자의 지위를 부당히 약화시킬 우려가 있어 보다 면밀하게 시장 상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KT 초고속 인터넷 유효가격 추정치(단위:원)

자료:초고속 재판매 시장의 SKT 지배력 전이효과 분석(이인호 서울대 교수)

초고속인터넷 누계 가입자

자료:미래창조과학부

"원가이하 판매" VS "비용산출 잘못" SKT-LG U+ 방통위 결합상품 조사에서 격돌

"원가이하 판매" VS "비용산출 잘못" SKT-LG U+ 방통위 결합상품 조사에서 격돌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