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높시스는 업계 1위의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툴 전문 업체다.
EDA 툴은 반도체와 공정을 자동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고안된 통합 소프트웨어(SW)다. 개발자가 프로그래밍을 하면 이를 회로도로 바꿔 오류를 검사, 보정한다. 반도체 회로가 복잡·미세해지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EDA 툴 시장은 이 회사의 뒤를 이어 케이던스·멘토그래픽스 등 3개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높시스는 지난 1986년 미국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 산하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센터 출신의 아트 디 지우스 박사가 설립한 작은 벤처기업에서 출발했다. 당시 회로 합성(synthesis) 툴을 출시, 반도체 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아직까지도 반도체 설계 앞 단계에서 이 업체의 툴이 필수적으로 쓰인다.
이후 시높시스는 인수합병(M&A)과 자체기술 축적으로 반도체 공정 개발이나 수율 관리, 회로 설계에 필요한 각종 솔루션과 지식재산(IP) 서비스를 갖췄다. 아시아·북남미·유럽 등 전 세계 22개국에 80곳 이상의 사무소를 뒀고 직원 수만 91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억달러다.
갤럭시 디자인 플랫폼(Galaxy Design Platform)과 디스커버리 검증 플랫폼(Discovery Verification Platform) 등 두 개의 주요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 지원한다. 디스커버리 검증 플랫폼은 논리(로직) 회로나 에뮬레이션(다른 컴퓨터의 명령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기능) 방식 애플리케이션을 검증한다. 갤럭시 디자인 플랫폼은 시스템온칩(SoC)을 타깃으로 한다.
플레이스먼트앤드라우팅(P&R)은 물론 반도체 설계 전반의 테크놀로지캐드(TACD) 분야에서도 독보적이다. SW 시제품개발(프로토타이핑) 솔루션과 공정 사전 실행(시뮬레이션)·검증 솔루션,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기반 프로토타이핑 툴 등도 갖췄다.
한국 지사는 지난 1992년 설립 후 2012년 국내 연구소를 열었다. 한국 연구소는 이 업체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특정 지역 고객사를 지원하기 위해 세운 맞춤형 연구소다. 현재 김택수 연구소장을 포함, 약 50명의 연구원들이 근무 중이다. 한국 지사의 전체 인력은 160여명으로, 이 중 본사에서 파견된 기술 지원 인력만 20명에 달한다.
정해수 시높시스코리아 대표는 “디지털TV와 모바일 기기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향후 한국 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과 고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