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디어텍은 퀄컴의 아성에 도전하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팹리스)다.
이 회사는 지난 1997년 반도체 외주생산 업체(파운드리) UMC에서 분사, 광학저장기기(ODD)용 반도체 설계에서 시작해 현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과 모뎀 통합 시스템온칩(SoC)을 주력으로 한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세계 팹리스 업계 3위다. 올해 초 DTV용 칩세트 세계 1위 업체인 엠스타(Mstar)를 공식 합병해 총 매출액 5조7000만달러 규모의 아시아 최대 팹리스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직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는 세계 모바일 AP 시장의 17.8%를 점유해 퀄컴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갑절 가량 증가한 460억 대만달러, 순이익은 250% 늘어난 101억 대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2010년 싱글코어로 스마트폰용 SoC사업에 뛰어든 뒤 2011년 100만개, 2012년 1억100만개, 지난해 2억4000만개를 각각 출하했다. 피처폰용 제품과 합치면 연간 SoC 판매량은 5억개 이상이다. 올해는 스마트폰용 SoC 출하량만 3억개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업체는 중국 3세대(3G) 스마트폰 SoC 시장의 60%를 점유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미디어텍의 활약이 꼽히기도 한다. 기술력이 부족해도 사용할 수 있게 레퍼런스 보드를 만들어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함께 제공하는 ‘솔루션’ 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미디어텍은 TSMC·UMC 등 파운드리 업체와 협업, 최신 반도체 공정 기술을 적용해 제품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중이다.
이 회사는 향후 인도, 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미디어텍 관계자는 “아시아인 특유의 근면 성실함과 엔지니어링에 기반한 기술력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 경험과 함께 구글과 협력한 보급형 레퍼런스폰 ‘안드로이드 원’으로 인도를 포함한 신흥 시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무선충전·근거리무선통신(NFC)·지문인식 등 모바일용 부가 기능 칩 투자를 늘리고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시장에도 대비하고 있다. 기존 ODD는 물론 DTV·블루레이(BlueRay)·DSL(Digital Subscriber Line)모뎀·와이파이(WiFi) 등 다양한 커넥티비티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는 유일한 업체인 만큼 각 사업을 연계, 시너지 효과를 노릴 전략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